[사설] 北, 중국에만 매달리려는 생각 버려라

[사설] 北, 중국에만 매달리려는 생각 버려라

입력 2010-02-10 00:00
업데이트 2010-0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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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8일 왕자루이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함흥에 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찾아가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구두친서를 전한 데 이어 어제는 왕 부장의 귀국행 비행기에 김계관 북한 외교부 부상이 올라탔다. 리근 북 외무성 북미국장도 동석했다고 한다. 김 부상 일행은 중국에 이어 미국을 찾을 가능성도 점쳐진다는 점에서 북핵 6자회담 재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 듯하다.

6자회담이 북핵 논의의 시종(始終)이라는 점에서 북·중 간 일련의 움직임은 환영할 일로 보인다. 그제 왕 부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당사국들의 진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한 것도 6자회담에 대해 좀 더 전향적 자세를 내보인 것으로 평가하고자 한다. 그러나 하나 짚을 대목이 있다. 김 위원장이 강조했다는 ‘진정성’이다. 이는 북한이 아니라 6자회담의 나머지 참가국들이 물을 사항이며, 북한이 먼저 답해야 할 사항이다. 6자회담 재개가 중요하겠으나, 합의와 파기를 반복했던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6자회담을 통해 핵 문제를 풀겠다는 북측의 의지가 더 중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북측의 최근 행보는 여전히 국제 사회에 믿음을 주기에는 턱없이 모자란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와 화폐 개혁 및 식량 부족에 따른 북한 주민들의 동요 등 당면한 내우외환을 타개해 보려는 연명책으로 6자회담 복귀의 몸짓을 보이고 있을 뿐 진정 핵을 포기하고 개혁개방의 길로 나서고자 하는 의지는 그 어디에서도 감지되지 않는다. 이번 북·중 대화 역시 지난해 11월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특사의 방북을 고리로 한 미국과의 직접 대화나 한국 정부와의 물밑 대화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다시 중국에 손을 내미는 성격을 지닌다고 할 것이다. 일각에서 북의 6자회담 복귀를 조건으로 중국이 대규모 경제지원을 약속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과, 중국에 기대어 연명을 도모하는 북한의 이해타산이 동인이라면 6자회담의 향배는 과거처럼 순탄치 않을 것이다. 북으로서는 실익도 없이 국제사회의 불신만 키울 뿐이다. 핵을 버릴 때 평화체제와 국제적 지원을 얻을 수 있음을 북은 제발 깨닫기 바란다.
2010-02-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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