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산업 발전 견인할 CEO 뽑아야 한다

[사설] 금융산업 발전 견인할 CEO 뽑아야 한다

입력 2011-02-07 00:00
업데이트 201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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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한·하나금융 등 주요 금융그룹의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 작업이 이번 주부터 본격화된다. 신한·하나금융 회장 임기는 3월 말이다. 우리·산은금융 회장 임기는 6월 말이지만 3월 정기주총 때 재선임할 모양이다. 신한금융은 8일 후보군을 4명으로 압축해 14일 면접을 거쳐 단독 후보를 선정하고, 우리금융은 9일 회장 후보 공모를 마감한다. 신한금융은 전 경영진이 배후에서 서로 조정하는 대리전 양상이고, 우리금융은 현 정권 실세가 거론되면서 현 회장과 함께 양자 대결 구도다. 하나금융은 현 회장이 연임을 노리고 있다고 한다.

금융CEO 자리를 둘러싼 잡음은 과거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정권교체와 함께 CEO가 바뀌기 일쑤였고, 그 빈 자리는 정권 실세 또는 실세와 연줄이 닿은 인사들이 차지했다. 금융계의 장기발전이나 후계자 양성 등은 뒷전이었다. 이는 곧 금융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9월 발표된 세계경제포럼(WEF)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우리나라 금융시장 성숙도는 세계 83위로 2년 전(58위)보다 25단계나 떨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서 발간하는 금융전문지 ‘더 뱅커’(2010년 7월호)에 따르면 기본자본 기준 세계 1000대 은행에 포함된 국내 은행은 9개에 불과하다. 아시아권인 일본 102개, 중국 84개, 인도 31개, 타이완 29개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국내 금융산업의 현주소를 알리는 부끄러운 지표다.

금융은 제조업 등 다른 산업에 비해 고부가치산업이다. 우리 경제의 신성장동력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지난 주말 공공기관 혁신 세미나에서 “금융은 불을 때서 국민을 먹여살려 줄 수 있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맞는 얘기다. 그러려면 금융CEO부터 제대로 뽑아야 한다. 국가 미래가 달린 금융산업의 수장을 ‘권력게임’으로 뽑아선 곤란하다. 연줄이나 관의 입김이 개입해서는 절대 안 된다. 국내 굴지의 글로벌 제조업체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확고한 비전과 전문성,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인수·합병(M&A)에 대한 남다른 안목, 지속성 있는 수익 창출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금융전문인이 해야 한다. 그래야 금융산업이 제대로 클 수 있다.
2011-02-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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