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아름다운 동행의 길은 넓을수록 좋다

[사설] 아름다운 동행의 길은 넓을수록 좋다

입력 2011-09-09 00:00
업데이트 2011-09-0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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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임직원들이 9월부터 월급의 1%를 기부한다. 이를 위해 노사는 엊그제 공동으로 ‘ 급여 1% 나누기 약정식’을 가졌다. 이 회사는 곧 사원들의 의사를 확인한 뒤 동참자는 퇴직 때까지 매달 급여에서 1%를 공제, 기부한다. 기부금은 가칭 ‘재단법인 아름다운 동행’을 설립해 관리·운영하는데, 전 직원이 동참하면 연 10억원에 이른다.

기부는 누가 먼저 했느냐가 중요하지 않지만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노조가 선 제의했다는 점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대산공장 노조가 연봉 일부를 모아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온 것이 계기가 됐고, 사측이 여기에 화답해 열매를 맺게 됐다고 한다. 노조가 앞장섰다는 점에서 기부행위는 일과성이 아닌 영속성과 함께 실행력이 높아져 든든하다. 그래서 권오갑 사장도 “위대한 결정을 해준 직원들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매달 급여에서 1%를 떼는 것도 쉽지 않은 결정이다. 평균급여가 7000여만원이라고 하니 연간 70만원을 기부하는 셈이다. 가진 자들에겐 큰돈이 아니지만 한 푼, 두 푼 모아 가정을 꾸려나가야 할 생산직 근로자들에겐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격려와 함께 마음으로부터 큰 박수를 보낸다.

중산층이 두꺼워야 사회가 안정적이고 튼튼해진다. 기부도 마찬가지다. 대기업 또는 오너들의 큰손 기부도 중요하지만 중산층의 기부와 나눔운동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기부문화의 확산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현대오일뱅크의 나눔 약정식은 중산층 기부문화의 저변 확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중산층의 기부문화가 확산되면 양극화에 따른 갈등도 해소되고 사회통합도 가져온다. 내부 소통이 잘되는 기업이 일반적으로 생산성이 높다. 노사가 기부를 위해 아름다운 동행을 하는 기업이 소통이 되지 않을 리 없다. 더 많은 매출액을 올려 직원들 급여가 올라가고 기부도 늘어나는 선순환을 기대한다.

2011-09-0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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