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의협, 휴진 피해는 환자 부담임을 명심하라

[사설] 의협, 휴진 피해는 환자 부담임을 명심하라

입력 2014-03-10 00:00
수정 2014-03-10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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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집단 휴진이 기어코 현실화됐다. 각계의 휴진 자제 호소는 의사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던 모양이다. 일단 오늘 하루지만 환자들이 볼 피해는 한둘이 아닐 것이다. 더욱이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집단 휴진에 동참하겠다고 나섬으로써 진료 차질은 더 커지게 됐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은 14년 만이다. 의약분업 사태 당시 환자들이 겪었던 불편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열이 펄펄 나는 아이를 업고 발을 동동 구르며 이리저리 병원을 찾아 헤매던 엄마의 모습을 보고 다시는 저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국민들은 생각했었다. 그러나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의료대란이 재연될 것은 분명해 보이니 걱정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말은 두루 잘 알려진 금언(言)이다. 아무리 좋은 목적이라도 그렇다. 어떤 소수 민족의 독립 요구에 동의하더라도 독립을 얻기 위한,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테러 행위에 동의할 수 없는 것도 그런 이치다. 설사 원격 진료와 의료 영리화에 대한 반대가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있는 명분이라고 하더라도 집단 휴진은 정당화될 수 없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집단적인 진료 거부는 인술을 펴야 할 의사들이 취할 행동은 아니다. 의사들에 동조하는 야당조차도 “어떠한 명분도, 어떠한 정당한 요구도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우선할 수는 없다”며 휴진 철회를 요청하고 있지 않은가.

원격 진료나 의료 영리화 허용은 논쟁의 여지가 분명히 있다. 전면 허용한다면 동네 병원에 타격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 발표를 보면 극히 한정된 범위에서 실시할 것이라고 한다. 오지 환자와 투자 유치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의사들도 반대할 수 없는 이유도 있다. 그런데도 아무리 설명을 해도 듣지 않고 확대 해석을 하며 집단행동을 벌이는 것은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낳을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수가에 대한 불만을 다른 요구들로 포장해 표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병을 다스리는 의사는 여전히 사회적으로 존경받고 대접받는 계층이다. 그만큼 지도층다운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 과격한 집단행동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한 비이성적인 전례를 답습하는 것은 의사답지 않다. 치열한 경쟁의 사회에서 의료계만 기득권을 지키겠다고 밥그릇 싸움을 하는 구태는 어느 누구의 지지도 얻을 수 없다. 로스쿨의 출현으로 변호사 업계는 이미 무한 경쟁에 돌입했다. 의사들도 언젠가 온실에서 나올 때를 대비해야 한다. 그렇다고 바로 지금 정부가 온실 유리를 걷어내고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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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은 환자 한 사람당 진료시간은 15분을 넘기지 않고 하루 8시간만 근무하는 2주간의 준법 진료를 거쳐 오는 24~27일엔 수위를 높여 모든 사업장에서 진료를 전면 거부할 계획이라고 한다. 오늘 휴진을 하더라도 남은 기간 정부와 대화 창구를 만들어서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기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 정말 정당한 요구라면 몇 가지 현안을 놓고 국민 토론 마당을 만들어 논의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 또한 무조건 으름장만 놓는 식으로는 사태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화와 물밑 접촉의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속내를 서로 활짝 열어 내놓고 타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거부할 것은 거부하면서 합의점을 찾아 대란을 막는 데 힘을 모으기 바란다.

2014-03-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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