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 현장 비명 외면한 野 원샷법 합의 파기

[사설] 경제 현장 비명 외면한 野 원샷법 합의 파기

입력 2016-01-31 18:08
수정 2016-01-3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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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정략적 대치에 따른 19대 국회의 난맥상이 점입가경이다. 이러다가 1월 임시국회도 헛심한 쓰다 끝낼 판이다. 지난 29일 본회의에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처리하기로 했던 여야 합의가 파기되면서다. 이 과정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선거법과 원샷법의 연계 처리를 주장하면서 원내대표 간 합의를 뒤엎어 버렸다. 이처럼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합의를 뒤집는 것은 야권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의회민주주의와도 정면 배치되는 일이다. 여든, 야든 당략보다 민생을 앞세우는 자세가 외려 4월 총선에서 민의의 선택을 받는 지름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어제 국민의당 창당을 주도 중인 안철수 의원은 1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을 포함한 쟁점 법안과 선거구 획정의 처리를 촉구했다. 하지만 원내 1, 2당인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협상 역량을 보면 7일 종료될 1월 임시국회 회기 안에 쟁점 법안들이 타결될 가능성은 극히 불투명해 보인다. 더민주는 선거법을 먼저 처리하자고 고집하고 있지만. 청와대와 여당은 그러면 야당이 소위 ‘먹튀’ 행보를 할 것으로 걱정하는 모양이다. 경제활성화 관련 법과 노동개혁 입법에 무성의한 자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의심이다. 자당의 이종걸 원내대표를 바지저고리 취급한 김 비대위원장의 이번 처사가 가뜩이나 얕은 여야 간 신뢰 관계를 한 번 더 허문 꼴이다.

우리는 정치 도의를 떠나 야당의 원샷법 합의 파기가 작금의 경제 상황에서도 합당하지 않다고 본다. 고성장을 구가하던 중국을 포함한 세계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서 비틀거리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가 여기에서 예외이긴커녕 자칫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 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LG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등 우리 대표 기업들이 줄줄이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고 한다. 특히 지난 18일 시작된 ‘민생 구하기 입법 서명운동’이 열흘 만에 서명자 55만명을 돌파했다지 않나. 원샷법 처리에 합의해 놓고 다시 ‘대기업 특혜법’이라느니 딴소리를 하는 더민주 운동권 그룹이 이런 산업 현장의 신음을 듣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원샷법 등 경제활성화 법안이 정부안대로 통과돼도 경제가 회생할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일자리가 무더기로 사라지는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에 경제민주화라는 공허한 구호에 사로잡혀 손을 놓고 있을 것인가. 지금은 기업이 일자리 하나라도 늘리는 투자를 하도록 뭐라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원샷법은 공급 과잉 상황인 업종이 통째로 무너지기 전에 구조조정 절차를 간소화해 재편하자는 게 핵심이다. 일본도 이와 유사한 ‘산업활력법’으로 장기 불황에서 빠져나올 발판을 마련했음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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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4·13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또한 시급하다. 하지만 정치 현안을 당면한 경제 입법과 연계해 함께 무산시키는 것은 우리 국회의 구태를 재확인하는 꼴이다. 입법부 수장인 정의화 국회의장이 원샷법 합의 파기 사태에서 드러난 한국 정치의 고질을 치유하기 위한 특단의 선택을 결단할 때라고 본다.

2016-02-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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