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울메트로, 억지 문책으론 사고 재발 막을 수 없다

[사설] 서울메트로, 억지 문책으론 사고 재발 막을 수 없다

입력 2016-06-06 22:34
수정 2016-06-06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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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를 번다”는 속담이 있다. 서울 지하철 구의역 사고를 수습하는 서울메트로의 행태를 보면 절로 나오는 말이다. 구의역의 안전문을 혼자 수리하다 19세 용역업체 정비원이 사망한 사고는 서울메트로의 책임이 거의 전부다. 안전관리의 기본조차 무시한 처사에 울화가 치미는데 자사 퇴직자들의 자리를 챙기려고 하청업체와 갑질 거래를 해 왔다니 분노가 솟는다. 이쯤 되면 누구 하나라도 즉각 책임을 졌어야 했다. 그런데도 겨우 어제서야 임원 2명의 사표를 수리하고 관계자 5명을 직위 해제했다. 어이없는 사고가 난 지 무려 9일째다. 지탄이 쏟아질 대로 쏟아지자 등 떼밀린 자구책이라는 느낌이 역력하다.

구의역 사고에 대한 비판이 거세자 서울메트로는 그제 간부급 임직원 180명의 사표를 받았다. 그것도 사고 책임자를 문책하려는 조치가 아닌 면피용이어서 되레 역풍을 맞았다. 앞으로 업무에 소극적으로 대처하면 제출된 사표를 수리하겠다는 황당한 입장을 내놨다. “집단 사표 코스프레”라는 뭇매를 맞고서야 서울메트로가 수습책이라고 내놓은 것이 경영진 사표 수리인 셈이다.

최근 몇 년간 같은 사고가 반복됐는데도 서울메트로는 달라진 게 없다. 지난해 8월 강남역 안전문 수리 도중 정비원이 사망하고서는 2인 1조 근무 수칙을 철저히 감독하겠다고 장담하더니 말뿐이었다. 부실한 관리 감독보다 더 큰 문제는 이른바 ‘메피아’의 검은 커넥션이었다니 기가 막힌다. 사고를 당한 김군의 소속 업체 은성PSD는 2011년 서울메트로 퇴직자들의 자리를 챙겨 주느라 만들어진 하청업체나 다름없었다. 하청업체 정원의 72%인 90명을 퇴직 임직원들로 채워 그들에게 기존 월급의 60~80%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용역 입찰 계약을 했다. 이런 횡포에 하청업체는 ‘물 반(半), 메피아 반’의 가분수 괴물이었으니 합리적 경영은 애초에 불가능했던 것이다. 은성PSD는 서울메트로에서 받은 용역비의 30%를 메트로 퇴직자들의 인건비로 썼다. 김군 같은 현장 인력들이 컵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목숨 걸고 일해도 고작 144만원의 쥐꼬리 월급을 받았던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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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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