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취준생 절반이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회

[사설] 취준생 절반이 공무원 시험 준비하는 사회

입력 2016-07-04 22:14
수정 2016-07-04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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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세대에게 공직이 꿈의 직장이 된 것은 어제오늘 이야기는 아니다. 주위의 청년들에게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는 말을 유행어처럼 들을 수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분석 보고서는 공무원 시험에 너나없이 올인하는 청년 세태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공무원이나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거나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한 사람이 20대 전체 응답자의 절반을 차지했다. 대한민국의 취업준비생 두 명 중 한 명이 ‘공시족’이라는 얘기다.

우리 청년들의 공무원 해바라기 현상은 불가피한 측면도 크다. 청년 실업이 단군 이래 최악이라는 현실에서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장으로 공직을 능가하는 것이 없다. 취업문은 갈수록 좁아지는데 시간과 비용을 들여 다양한 스펙을 쌓는다고 한들 기업체 취업이 전혀 보장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러니 너도나도 공시족 대열에 합류하는 청년들의 고충을 이해 못할 일이 아니다.

걱정인 것은 그 쏠림의 정도가 심해도 너무 심하다는 사실이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해마다 높아진다. 지난달 치러진 서울시 7·9급 공무원 시험은 87.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56.9대1이었던 지난해보다 수직으로 상승했다.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시험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자가 몰려 54대1을 기록했다.

이런 사정이니 삼대가 공을 들여야 공무원이 된다는 우스개가 생겼다. 고용정보원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공시족의 절반에게는 9급 공무원이 목표다. 학벌과 학력에 상관없이 최하위직 공무원에라도 목을 매는 젊은이들이 급증한다는 사실은 예사로 봐 넘길 대목이 아니다. 관료 조직으로도 젊고 우수한 두뇌는 꾸준히 유입돼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같은 과열 현상은 한참 비정상이다. 중·고등학생들조차 장래 희망 직업을 공무원과 교사로 꼽는 수치가 압도적이다. 도전 정신으로 충만해야 할 젊은이들을 일찌감치 공무원으로 주저앉히는 사회에서는 역동적인 미래를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 청년들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학력을 자랑한다. 그런데도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같은 성공기를 꿈조차 꿔 보지 못하고 싹이 잘리는 현실이니 얼마나 참담한 일인가.

그저 가장 안정적인 직장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시족이 늘고 있는 현실을 더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실질적으로는 취업을 포기했으면서 공시족이라는 우산을 쓰고 무기력하게 시간을 보내는 실업 청년들도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공시 폐인’이 속출해 사회병이 깊어지는데도 모른 척하는 것은 기성세대와 국가사회의 심각한 책임 회피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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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7-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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