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OECD 3위 세비, ‘눈먼’ 특수활동비 다 줄여야

[사설] OECD 3위 세비, ‘눈먼’ 특수활동비 다 줄여야

입력 2016-07-05 20:42
수정 2016-07-0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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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그제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회의원 세비(歲費·월급)를 절반으로 줄이자”고 제안했다. 20대 국회 초반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의원 특권 내려놓기의 일환이었다. 우리는 현실성 여부를 떠나 다수 국민이 그의 제안에 공감할 것으로 본다. 노 원내대표의 지적처럼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의원 세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 중 3위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의원들이 당리당략을 떠나 오로지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헌신해 국민의 마음속에 희망의 싹을 틔웠다면 세비가 논란거리가 됐겠나. 국민이 세비 유지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의원들이 민생을 외면하고 특권 유지에 연연했던 업보일 것이다.

그제 노 원내대표가 본회의장에서 ‘반값 세비’나 특수활동비 폐지 등을 거론했을 때 여야 의원들은 시큰둥한 반응이었던 모양이다. 어쩌면 노 의원 본인도 내심 자신의 제안이 전폭 수용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그의 제안을 때만 되면 나오는 인기영합성 발언으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20대 의원의 세비가 연 1억 4000만원으로, OECD 회원국 중 1인당 국민소득에 견줘 미국·일본 다음이라는 통계를 보라. 임기 중 겸직 금지를 고려하더라도 항공기와 KTX 무료 이용에다 연 2회 이상 해외 시찰, 그리고 정책개발비 지원 등 온갖 혜택을 고려하면 미·일에 비해서도 결코 낮지 않다. 굳이 “세비를 반으로 줄여도 근로자 평균임금의 세 배”라는 노 의원의 지적을 들먹일 필요도 없을 정도다.

이처럼 우리나라 세비는 의원 1명을 유지하는 데 드는 전체 국고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그런데도 국민은 ‘반값 국회’도 아닌, ‘반값 세비’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까닭이 뭐겠나. 진영 논리에 갇혀 무한 대치를 일삼는 여야가 세비 인상 등 의원 기득권 지키기에는 늘 한통속이었음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야당 의원이 지난달 13일 개원한 20대 국회에서 첫달치 세비 880만원을 받고 너무 적다고 푸념하는 판이 아닌가. 혹여 ‘반값 세비’에 냉소적인 의원들이 있다면 얼마 전 외신을 통해 전해진 미국 메인주 지사 부인의 사례를 돌아봐야 할 것이다.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가계를 돌보면서 불과 연봉 7만 달러(약 7900만원)를 받는 주지사 남편을 내조한다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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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에도 민주주의를 꽃피우고 있는 선진국 의회에 비춰 우리 국회의 자화상은 노 의원의 말처럼 부끄럽다 못해 처절하다. 그런 측면에서 세비의 다과보다 더 큰 문제가 의원들이 국고를 불투명하게 축내고 있다는 사실이다. 19대 국회에서 특수활동비를 유용해 물의를 빚은 사례가 어디 한둘이었나. 한 여당 상임위원장은 부인 생활비로, 다른 야당 위원장은 자식 해외 유학비로 특수활동비를 탕진한 게 한국적 특수성이 아닌가. 그러고도 문제점을 고친다더니 그때뿐이었다. 여야는 차제에 세비나 특수활동비를 다만 얼마라도 줄이고 투명하게 사용함으로써 20대 국회에서는 떳떳한 의정 활동을 하기 위한 자계(自戒)의 징표로 삼기 바란다.

2016-07-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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