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 생떼·억지로 ‘김정남 암살’ 뒤엎겠나

[사설] 北, 생떼·억지로 ‘김정남 암살’ 뒤엎겠나

입력 2017-02-21 22:40
수정 2017-02-2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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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주재국 명예훼손 외교 관례 무시…국제사회 응징 목소리 귀 기울여야

‘김정남 암살’ 사건을 둘러싼 북한의 억지 주장이 국제적 파장을 부르고 있다. 북한은 이번 사건과의 무관함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외교적 관례를 무시하고 주재국의 명예까지 훼손하면서 국제적 망신을 자초하고 있는 것이다. 44년간 우호 관계를 이어 온 말레이시아와 북한의 관계가 최악의 외교전으로 비화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의 기습적인 기자회견이 발단이 됐다. 그는 김정남 암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의 연관성을 밝힌 말레이시아 경찰 수사 발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한술 더 떠 한국과 말레이시아 정부가 결탁해 사건을 조작했고, 심지어 한국과 미국이 손잡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배치하려 한다는 음모설도 퍼뜨린 것이다. 비상식적 생떼에 국제사회가 경악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강철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해 항의한 데 이어 평양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말레이시아 외교부 역시 “강 대사의 발언은 말레이시아의 명예를 손상시키고 심각하게 모욕하는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김정남 사건 이후 북한이 보인 행태는 그동안 써 왔던 수법의 연장선상에 있다. 일단 사실 자체를 잡아뗀 뒤 상대방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자신이 희생양인 것처럼 둔갑시키는 전략인 것이다. 그나마 우호적 관계를 유지해 온 말레이시아와 외교적 관계 파탄까지 각오하며 사실을 호도하고 은폐하려는 시도는 그만큼 다급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번 사건은 김정은 정권의 3대 세습과 유일 영도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가장 큰 걸림돌로 여긴 김정남을 돌연사로 위장해 제거하려는 시도로 보는 분석도 있다. 최근 중국이 북한산 석탄의 전면 수입 중단을 밝히는 등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강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의 고립이 가속화될 경우 체제 존망과도 직결된 사안으로 인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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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경찰은 어제 2차 부검을 통해 “김정남 사망 유사 사례가 있다”고 밝혀 북한의 독극물 테러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최종 결과 발표가 아직 남았지만 북한이 이번 사건의 배후라는 것은 뒤집을 수 없는 사실로 보인다. 국제사회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미국 의회를 중심으로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에 이어 김정남 암살 사건까지 겹치면서 북한의 호전적 행태를 좌시할 수 없다는 여론이 높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의 반인류적 행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다는 취지에서 국제형사재판소 제소 등 다양한 형태로 북한 정권의 잔학상을 알릴 필요가 있다. 다음달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

2017-02-2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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