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개운찮은 선례 남긴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합의

[사설] 개운찮은 선례 남긴 강서구 특수학교 설립 합의

황수정 기자
황수정 기자
입력 2018-09-05 21:50
수정 2018-09-0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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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학생 부모들이 무릎을 꿇어 호소했던 서울 강서구 공립 특수학교(서진학교)의 건립이 그제 가까스로 합의됐다.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한 서울시교육청이 반대 주민들의 합의를 이끌어 내기까지는 1년이 걸렸다. 서진학교는 내년 2학기 개교를 목표로 지난달 착공했다.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특수학교 하나 세우는 데 과연 이런 소동과 진통이 따라야 했는지 씁쓸할 뿐이다.

서진학교는 지난해 9월 장애 아동의 부모들이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무릎까지 꿇어 화제가 됐다. 지난 3월 설립 설명회에서는 반대 주민들이 폭언과 고성을 일삼아 또 국민적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교육청이 백방으로 주민 설득에 나섰으나 장애인 시설을 기피하는 일부 지역민들의 극렬한 반대로 설립은 지금까지 지지부진하게 시간만 끌었다.

합의에 따르면 앞으로 강서 지역에서 학교 통폐합을 하면 그 부지에 국립한방병원을 우선 건립한다. 서진학교 옆에는 주민복합문화시설도 함께 짓기로 했다. 하지만 합의의 이면에는 여러 모로 개운치 않은 부분이 많다. 지역구(강서을) 국회의원일 뿐 아무런 권한이 없는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합의의 주축이 된 듯한 모양새는 무엇보다 볼썽사납다. 부지 소유권을 가진 서울시교육청은 합의문에 “김 의원이 갈등 중재 노력을 해줘 감사하다”고 명기까지 했다고 한다. 지역 사업 그것도 학교 설립을 놓고 지역구 의원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지 뒷말이 무성한 것도 무리가 아니다. 2016년 시교육청은 폐교한 공진초등학교 부지에 특수학교 설립 계획을 일찍이 확정했다. 그런 것을 뒤늦게 한방의료원을 짓겠다며 갈등의 불씨를 지핀 장본인이 사실은 김 의원이다.

이번 일이 우리에게 던진 숙제는 크다. 교육시설 건립을 지역 민원과 맞바꾼 결과도 그렇지만, 특수학교를 기피시설로 보고 대가성 합의를 한 듯한 선례는 안타깝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걷어 내려는 사회적 반성이 앞서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상생하려는 공동체 의식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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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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