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셧다운 (shutdown)/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셧다운 (shutdown)/박현갑 논설위원

입력 2013-10-03 00:00
수정 2013-10-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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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정부가 어제 0시부터 부분 업무정지(shutdown)에 들어갔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5년 이후 17년 만이다. 군인·경찰·소방·전기·수도 등 국민의 생명이나 재산보호 등에 필수적인 ‘핵심 서비스’ 인력을 제외한 약 100만명의 연방공무원들이 때아닌 강제 무급휴가에 들어갔다. 연방정부 청사는 물론 국립공원과 자유의 여신상 등 주요 관광명소도 문을 닫았다. 의회의 트위터 계정도 폐쇄됐다. 미국의 상·하원이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30일 자정(한국시간 1일 오후 1시)까지 2014년 예산안을 통과시키지 않아서다. 미국 회계연도는 우리나라(1월 1일~12월 31일)와 달리 10월 1일부터 다음 해 9월 30일까지다. 우리는 예산안 처리시한을 넘겨도 전년도에 준해 예산집행을 할 수 있는 준예산 시스템이 있어 이런 불상사는 없다.

셧다운 사태는 이른바 ‘오바마 케어’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시각 차이에서 생겼다. 오바마 케어는 국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건강보험 개혁법이다. 여야 갈등 끝에 2010년부터 시행 중이며, 의무가입 조항은 1일부터 발효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흑인, 히스패닉계가 많은 무보험자의 의료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보험료를 분담하자고 했다.

문제는 재원이다. 정부 지출이 10년간 1800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야당인 공화당은 국가 주도 의료보험이 나라를 망칠 사회주의 실험이라며 예산을 삭감하거나 시행을 1년 늦추자고 주장한다. 우리나라가 기초연금, 무상보육 등 복지문제로 시끄럽듯 미국도 복지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셈이다.

미국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면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야 한다. 재정지출 중단이 오래 지속되면 그만큼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경기가 꺾이고, 세계경제 전반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 오는 17일이면 미 재무부의 현금 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낸다고 한다. 16조 7000억 달러인 국가부채 한도를 올리지 않으면 채무불이행으로 인해 사상초유의 미국 부도 사태가 초래될 수도 있다.

일본발 경제불안 요인도 우리 경제에는 부정적 변수다. 어제 일본 정부는 현행 5%인 소비세율을 내년 4월부터 8%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소비세는 우리의 부가가치세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219%에 달하는 국가 빚을 줄이려는 고육지책이다. 17년 만의 소비세 인상으로 일본 국민의 소비 지출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과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어 걱정스럽다. 세계화 시대에 글로벌 코리아의 현주소를 짚어볼 때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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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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