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의정부 터 원형회복/서동철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의정부 터 원형회복/서동철 수석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입력 2015-06-30 17:54
수정 2015-06-30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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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는 조선시대 국정최고기구라고 할 수 있다. 영의정·좌의정·우의정의 삼정승이 오늘날 정부 각 부처에 해당하는 이조·호조·예조·병조·형조·공조의 육조(六曹)를 지휘했다. 의정부는 대부분의 역사책이 정종 2년(1400) 성립한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하지만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태조 원년(1392)에 그 존재를 짐작하게 하는 표현이 보이기 시작하고 태조 3년(1394)에 이르면 ‘의정부’라고 직접 적기도 했으니 까닭을 모르겠다.

의정부는 국정최고기구였지만 언제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아니었다. ‘경국대전’은 의정부가 6조 판서로부터 소관 업무를 보고받아 국정을 처리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하지만 왕권 강화를 노린 태종이 벌써 의정부를 제치고 판서들이 직접 자신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이후 세종·세조·중종처럼 왕권이 비교적 강해지면 육조직계제(六曹直啓制)를 들고 나와 의정부의 기능을 유명무실하게 만들곤 했다. 이후 임진왜란으로 비변사에 권한 대부분을 넘겨준 의정부는 고종이 즉위한 1864년 옛 기능을 상당 부분 회복하기도 한다. 의정부는 대한제국이 출범한 1907년 내각이 신설되면서 폐지됐다.

의정부 청사는 국정최고기구답게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바로 앞에 지어졌다. 지금은 공원과 녹지 그리고 관광버스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는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자리다. 조선시대에는 의정부 뒤편, 지금의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너머로 6조 청사가 줄지어 있었다. 일제는 의정부 청사를 헐어낸 자리에 1910년 붉은색 벽돌건물을 지어 경기도청으로 썼다. 경기도청이 1967년 수원으로 이전한 다음에는 오늘날의 경찰청이라고 할 수 있는 내무부 치안국이 물려받아 청사로 썼다.

조선 왕조의 ‘정치행정타운’ 건설 계획은 놀라운 데가 있다. 풍수지리적으로 논란이 있었음에도 북악산 남쪽에 경복궁과 육조거리를 앉힌 것이다. 서쪽으로 백운동천, 동쪽으로는 중학천이 각각 남쪽으로 흐르다 청계천으로 합류하는 중간에 해당한다. 백운동천과 중학천을 정치행정타운 방어를 위한 일종의 자연 해자로 활용한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두 개의 하천은 모두 콘크리트로 덮여버렸고 육조거리 역시 흔적을 찾을 수 없으니 옛 사람들의 지혜를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서울시가 의정부 터의 원형 회복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당장 7월부터 육조대로의 역사적 변천과정에 대한 종합 학술 조사에 들어간다. 내년 6월부터 전면 발굴을 벌이고 그 결과에 따라 2019년까지 진정성 있는 역사공원으로 재정비하겠다는 것이다. 육조대로 일대의 역사적인 변화상을 보여 주는 자료를 전시하는 공간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복원이나 복구가 아닌 ‘원형 회복’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눈길을 끈다. 어려움이 적지 않겠지만, 글자 그대로 원형을 회복한 의정부의 모습을 보고 싶다.

제12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민생실천위원회 출범 … “우리 곁의 ‘을(乙)’ 지키는 현장 중심 민생 의정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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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2015-07-0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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