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수면 건강/이순녀 논설위원

[씨줄날줄] 수면 건강/이순녀 논설위원

이순녀 기자
이순녀 기자
입력 2017-12-31 19:22
수정 2017-12-3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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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인사로 가장 많이 주고받는 덕담 중 하나는 건강에 관한 것이다. ‘소원 성취’도 좋고, ‘대박 기원’도 좋으나 아픈 데 없이 건강해야 무엇이든 의미가 있을 테니 말이다. 건강을 위해서 운동, 식이요법, 건강보조제 등 다양한 방법이 활용되고 있지만 건강을 유지하는 기본은 역시 충분한 수면이다. 잠이 부족하면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 당뇨, 고혈압, 비만 등의 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뇌 속 알츠하이머성 치매 유발 물질 분비가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미국 워싱턴주립대 의대 신경학과 랜덜 베이트먼 석좌교수팀은 밤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 있으면 뇌가 알츠하이머 유발 단백질 성분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청소하는 것보다 생산하는 양이 많아져 남은 양이 쌓이게 된다는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신경학회보’에 게재했다. 베타아밀로이드는 뇌의 정상적 활동에 따른 부산물로, 이 성분이 지속적으로 쌓이면 뇌신경세포와 신경회로가 손상될 수 있다. 기존에도 수면 부족이 베타아밀로이드 수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왔지만 베이트먼 교수팀은 이 메커니즘을 보다 정교하게 규명함으로써 수면 장애가 인지력 저하와 치매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라는 점을 분명히 제시했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이 권고하는 성인 수면 시간은 7∼9시간이다. 한국갤럽이 지난해 7월 국내 만 19세 이상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수면 실태 조사를 보면 평균 수면 시간이 6시간 24분에 불과했다. 청소년들도 잠이 부족하긴 마찬가지다. 서울시의 2015년 조사에서 서울 거주 청소년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6분이었다.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6년 수면장애 환자 수는 49만 4000여명으로, 2012년 35만 8000명에 비해 약 3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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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노동 시간은 두 번째로 길고, 수면 시간은 가장 짧은 나라다. 과거 근면과 성실을 발판으로 눈부신 경제발전을 일군 덕에 아직도 잠을 줄여 공부하고, 일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풍토가 남아 있다. 하지만 창의력과 집중력이 중시되는 시대에는 투입되는 시간과 생산성이 정비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적당한 휴식, 충분한 수면은 건강 유지에 꼭 필요한 요인일 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에도 긍정적인 요소라는 점을 인식하고, 그에 맞춰 사회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새해에는 모든 이들이 ‘잠 잘자는 복’을 누리길 기원한다.

2018-01-01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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