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문돌이’/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문돌이’/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18-06-26 22:42
수정 2018-06-27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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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동시지방선거는 대통령 선거나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후보 검증이 쉽지 않다. 유권자 한 명이 수십명의 후보 가운데 7~8명을 골라야 한다. 인물 됨됨이나 정책보다 선거 무렵 현안 중심으로 표심이 쏠린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지지도가 표심이었다.
결과는 여당의 압승.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장,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모두 민주당이 독차지했다. 광역단체장의 경우, 대구·경북(TK)과 제주도를 제외하고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은 물론이고 3당 합당 이후 민주당의 숙원이었던 부·울·경 등 부산·경남(PK) 탈환에도 성공했다. 광역의회도 대구, 경북을 제외하면 싹쓸이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경기도는 광역의원 129명 중 여주 한 곳을 제외하곤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부산시의회는 전체 47명 의원 중 초선이 41명으로 87%다. 경남도의회도 58명 의원 가운데 83%인 48명이 초선이다. 의장단은 재선 이상이 맡더라도 상임위원장은 초선이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선거 결과는 2004년 4월 15일 실시된 17대 총선과도 비슷하다.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의결 이후 전국적인 탄핵 반대 촛불시위로 열린우리당이 과반을 넘는 152석을 획득했는데 108명이 초선이었다. 이들은 노 대통령을 탄핵한 정치인을 비판한 유권자들이 표를 몰아준 덕분에 당선돼 ‘탄돌이’로 불리었다. 선출직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수년간 지역구를 누비며 발품을 팔아도 당선은커녕 후보 공천도 받기 어려운 실정에서 무더기로 여의도에 진출했으니 행운아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주축이던 열린우리당은 이른바 ‘4대 개혁 입법’을 밀어붙이다 오만과 독선이라는 비판 여론에 부딪치면서 국정 운영에 혼란을 빚었다.

최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주당 당선자들을 가리켜 ‘문돌이’로 부르는 농담이 나왔단다. 과거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는 경고의 뜻이 담겨 있다. 여당 당선자들이 문재인 정부가 한반도 평화와 민생 번영을 추구하는 데 든든한 동반자가 되지 않고 독선적 행태를 보이거나 토착 비리에 연루돼 구설수에 오를 경우 정권에 부메랑이 될 수 있다.

지방정부도, 이를 견제할 지방의회도 같은 당이 장악했다. 제대로 된 견제와 균형을 맞추기 힘든 역학 구조다. 당선자들이 님비현상이나 핌피현상을 멀리하는 제대로 된 지역 일꾼이 돼야 한다. 특히 젊은 정치인들에게 기대해 본다. 4년 전 전국 기초의회 당선자 2898명 가운데 ‘2030’ 당선자는107명(3.6%)이었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2956명 가운데 192명(6.5%)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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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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