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브리지 수당/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브리지 수당/박현갑 논설위원

박현갑 기자
박현갑 기자
입력 2018-10-18 22:18
수정 2018-10-19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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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학교 밖 청소년’에게 매달 20만원을 교육기본수당으로 지급하는 정책을 시범실시한다. 학교생활 부적응 등의 사유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을 공교육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학교 밖과 안을 연결하는 취지를 강조해 ‘브리지 수당’이라는 별칭도 만들었다. 지원 대상은 학교 밖 청소년 도움센터인 ‘친구랑’에 등록한 만 9~19세 청소년 200~500명이다. 교재·도서구입비, 온라인 학습비와 학원 수강료, 중식비·교통비 명목으로 매달 20만원을 선정한 청소년 개인통장에 넣어준다.

초·중·고를 자퇴하거나 퇴학당한 학교 밖 청소년은 전국적으로 5만여명에 이른다. 초·중학생은 유학 등의 사유로 학교를 자퇴하는 경우가 많고, 고교생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 밖으로 나간 경우가 70% 정도라고 한다.

서울교육청이 학교 밖 청소년의 학교 복귀를 돕겠다고 나선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학교 밖 청소년 소관부처는 여성가족부이지만, 소관부처를 떠나 어려운 청소년은 사회가 보듬어 안아야 진정한 교육복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시민의 세금을 지급하는데 사용의 적정성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고 하니 우려스럽다. 음주나 흡연 등 학습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용도로 사용하더라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인데,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다. 부모 이혼이나 사업 실패 등 가정사로 인해 학교를 포기한 청소년들도 적지 않을 게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용 내역을 따지지 않는 것은 청소년의 사생활 보호라는 취지보다 세금은 마음대로 사용해도 된다는 비교육적 인식만 키울 가능성이 높다. 수당 지급으로 학교 밖 청소년을 줄이는 게 아니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학교 밖 청소년이 더 늘었다. 서울은 2년 전 1만 950명에서 지난해 1만 1527명으로 증가했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도 필요하지만, 공교육 체계부터 재점검할 일이다. 입시 위주의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인성교육을 강화하는 등 학교 부적응자가 나오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을 세우는 게 더 시급한 일이다. 공교육이 입시 위주로만 흘러가면서 성적 상위권 학생을 제외하고 수업에 흥미를 잃고 잠자는 학생들이 속출한다. 그런데도 교사가 이를 못 본 채 태연히 수업하거나, 자습 명목으로 방치한다면 옳은 자세이겠나.

수당을 현금 대신 바우처카드나 티머니 등 사용 내역을 파악할 수 있는 방식으로 주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 경북교육청은 2016년부터 매달 10만원의 수당을 티머니 카드 형태로 230명의 학교 밖 청소년에게 지급 중이다. 물론 카드 사용 내역도 청소년에게 제출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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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2018-10-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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