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아파트 통매각/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아파트 통매각/장세훈 논설위원

장세훈 기자
입력 2019-10-23 22:42
수정 2019-10-24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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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에서 ‘일반분양 통매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통매각 제도는 미분양 해소와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2011년 도입됐다. 2015년부터는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에도 적용됐다. 정비사업 활성화에 방점이 찍혔다. 실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던 서울 관악구 강남아파트 재건축조합은 2017년 일반분양분을 임대사업자에게 통매각했다. 하지만 현재의 논란은 제도 도입 취지와는 결이 다르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조합은 일반분양분 통매각을 추진한다. 임대사업자에게 일반분양분 364가구를 8000억원에 넘긴다는 목표다. 현행법상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은 임대사업자에게 통매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적용 지역 지정 전에 처분하려는 것이다. 임대사업자에게 팔 때는 가격 제한이 없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분양가는 3.3㎡당 3000만원에도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조합은 통매각으로 6000만원을 받을 수 있고, 임대사업자는 8년 임대 후 1억원 안팎의 가격으로 되팔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전국 재건축·재개발조합 120여곳의 연합 모임인 미래도시시민연대도 최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 청원서를 통해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도 임대사업자에게 우선 공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했다. 임대주택 물량을 대량으로 확보할 수 있고, ‘로또 분양’ 논란을 차단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민간주택 분양가상한제라는 정부 규제를 피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

물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손놓고 있을 리 만무하다. 규제의 틈새를 활용해 분양 수익을 챙기도록 놔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시는 통매각을 추진하는 재건축 조합장들에게 형사처벌될 수 있다는 사실을 고지했고, 서울 송파구 진주아파트 재건축조합은 통매각을 포기했다.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수주전에서 뛰어든 건설사들의 제안을 보면 점입가경이다. GS건설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가능성을 아랑곳하지 않고 ‘3.3㎡당 일반분양가 7200만원, 조합원 분양가 3500만원’을 제시했다. 대림산업은 임대주택 모두를 자회사를 통해 사들이는 방식으로 ‘임대 아파트 제로(0)’를 내걸었다. 법적 자문을 거쳤다지만 재개발 사업에서 공급 주택의 20%까지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서울시 조례를 위반할 소지도 있다.

재개발·재건축 법망을 요리조리 피하려는 조합과 건설사, 이를 차단하려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개발 이익과 사회적 가치의 충돌이다. 무주택자 등 주택 실수요자들을 소외시키는 ‘그들만의 수싸움’이 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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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jang@seoul.co.kr
2019-10-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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