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광화문광장 새 단장과 삼군부/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광화문광장 새 단장과 삼군부/서동철 논설위원

서동철 기자
서동철 기자
입력 2021-03-22 20:22
수정 2021-03-23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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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국방정책은 의정부와 병조의 몫이었지만 초기 여진과 왜의 침범이 잦자 비상기구가 필요했다. 결국 삼포왜란을 계기로 비정규 기구였던 비변사를 정규 조직화하고, 임진왜란 이후 사실상 국정최고기관의 지위를 부여한다. 흥선대원군이 1865년 비변사를 폐지하고 삼군부(三軍府)를 부활시킨 것은 비변사가 세도정치의 본거지가 됐다고 인식한 결과다.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광화문에서 보아 왼쪽 전면과 오른쪽 전면에 각각 의정부와 삼군부를 배치한 것은 국정의 양대축(軸)이라는 상징성을 부여한 것이다.

창덕궁 돈화문 앞의 비변사 터 일부에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이 2019년 들어섰다. 서울시가 주유소를 사들여 문화공간을 조성한 것으로 비변사 터 보존을 위해서도 잘한 일이다. 하지만 주유소는 기름저장탱크가 필요했으니 지하유구는 이미 훼손됐을 것이다. 박물관 남쪽도 상당 면적이 비변사 터였다. 최근 지어진 민간 건물 지하에는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흔적이 옹색하나마 일부 보존돼 있다.

광화문 동남쪽의 의정부 터에는 지금 높다란 임시 담장이 쳐져 있다. 이 자리는 일제강점기 붉은 벽돌 건물이 지어져 경기도청으로 쓰였고, 광복 이후에도 내무부 치안국 청사로 활용됐다. 2016년 이후 네 차례의 발굴조사에서 중심 전각인 정본당과 그 좌우 석획당과 협선당의 건물 흔적이 확인됐다. 지붕이 한 단 높은 건물을 중심으로 좌우에 건물이 나란히 배치된 3당병립형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후원의 연지와 정자, 우물 자리도 찾아냈다.

삼군부는 그 건너 정부중앙청사 위치다. 의정부와 같은 권위를 부여한 만큼 삼군부 청사도 3당병립형이었다. 총무당을 중심으로 왼쪽에 청헌당, 오른쪽에 덕의당이 자리잡았다. 그런데 잘 안 알려졌으나 총무당과 청헌당 건물이 멀쩡하게 남아 있다. 삼군부 총무당은 1930년대 삼선동 한성대 곁으로 옮겨졌다. 청헌당은 1968년 당시 중앙청사가 지어질 때 공릉동 육군사관학교 경내로 이건됐다. 덕의당만 사라졌을 뿐이니 삼군부는 비변사나 의정부보다 훨씬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다.

서울시가 새 광화문광장 조성에 앞서 벌이는 발굴조사에서 조선의 여러 중앙행정기관 옛터가 확인됐다. 특히 삼군부 터에서는 담장 석렬과 행랑의 기단, 배수로 등을 찾아냈다. 주변 발굴조사에서 중추부 터와 사헌부 터, 병조 터, 형조 터 유구도 상당 부분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발굴조사 결과를 새달 문화재위원회에 회부할 것이다. 왕궁인 경복궁만큼이나 중요한 조선의 육조거리 유적군(群)이다. 어떻게 문화유산의 역사성을 살릴 것인지는 전적으로 서울시의 의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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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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