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폭행범 엄벌 이끌어낸 인터넷 ‘힘’

中 성폭행범 엄벌 이끌어낸 인터넷 ‘힘’

입력 2010-01-02 00:00
업데이트 2010-01-02 15:50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갈수록 위력을 더해가는 중국의 누리꾼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은 성폭행 방범대원들의 엄벌을 이끌어내며 그 힘을 다시 과시했다.

 저장(浙江)성 후저우(湖州)시 중급인민법원이 최근 술에 취한 여성 2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후저우시 난쉰구 산롄파출소 방범대원 추(邱)모씨와 차이(蔡)모씨 등 2명에 대해 윤간죄를 적용,각각 11년과 11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했다고 중국 인터넷 신문 신민망(新民網)이 2일 보도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 10일 고교를 갓 졸업한 천(陳)모양 등 여성 2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 이들이 취하자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1심에서 징역 3년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형을 선고받아 논란이 됐다.

 통상 성폭행범에게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되는 것과 달리 이들에게 솜방망이 판결을 내린 데 대해 1심 재판부였던 난쉰법원은 사전에 범행을 모의하지 않은 ‘우발적’ 사건이었고 범행 직후 자수했으며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한 누리꾼이 이 사건 내용과 법원 판결을 블로그에 올리자 즉각 조회 수가 87만여 건에 이르고 법원 판결을 비난하는 6천700여 건의 댓글이 달리는 등 누리꾼들의 거센 비난과 반발을 샀다.

 누리꾼들은 “이런 논리라면 우발적이지 않은 성범죄가 얼마나 되겠느냐”고 비난하면서 ‘우발적 살인’,‘우발적 뇌물수수’ 등 법원 판결을 빗댄 다양한 패러디 용어를 만들어 난쉰법원을 조롱했다.

 법학 전문가들까지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고 비판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저장성 고급인민법원은 난쉰법원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하는 한편,후저우시 중급인민법원에 이 사건을 재심토록 지시했다.

 후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결국 “방범대원들이 자수했다고 보기 어렵고 단순한 성폭행이 아니라 집단 성폭행을 한 것으로 죄질이 나쁘다”며 1심 판결보다 훨씬 무거운 형을 선고했다.

 사법 당국은 또 감독 소홀 책임을 물어 성폭행 방범대원들의 소속 파출소 부소장을 면직 처분하고 1심 재판에 참여했던 난쉰구의 검사와 법관 등을 징계했다.

 누리꾼들은 “이제야 제대로 된 판결이 나온 것 같다”며 “늦게나마 잘못을 바로 잡았으니 다행”이라고 후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의 판결에 박수를 보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