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아공 월드컵 테러 가능성 경고

美, 남아공 월드컵 테러 가능성 경고

입력 2010-05-27 00:00
업데이트 2010-05-2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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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앞으로 다가온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6월11일~7월12일)을 현장에서 보기 위해 미국인들이 산 표가 16만장 이상으로 추산되면서 미 국무부가 고민에 빠졌다. 남아공 정부가 예측한 관광객 30만명 가운데 미국인이 가장 많을 것이 확실한 상황에서 미국인을 겨냥한 테러를 막기 위해서다. 미 국무부는 25일(현지시간) “남아공에서 테러공격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졌다.”며 ‘여행위험경보’를 발령, 실질적인 조치에 나섰다. 반면 국제축구연맹(FIFA)은 거듭 “테러 위협은 없다.”며 축구팬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dpa통신에 따르면 국무부는 여행위험경보 배경과 관련, “월드컵이 대규모 국제행사라는 특성상 테러리스트들의 목표가 될 수 있는 인사들이 많이 참석한다.”면서 극단주의자들이 조만간 남아공에서 테러를 감행할 위험이 높아졌다는 점을 들었다. 다만 테러위협과 관련한 특정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며 월드컵 기간에 특정 세력이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신빙성 있는 위협을 파악한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무부는 지난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에도 미국인 여행자들의 안전을 우려, 여행위험경보를 내린 적이 있다.

축구팬들이 안전문제와 관련, 확신을 갖기엔 테러 조직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최근 이라크에서는 월드컵 기간 동안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알카에다 간부가 검거됐다. 이라크 보안당국은 지난 17일 알카에다 간부가 덴마크와 네덜란드 대표팀, 두 나라 축구팬들을 상대로 테러를 감행하려 한 사실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알카에다 간부가 “이슬람을 모독한 보복으로 덴마크와 네덜란드 대표팀을 공격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의 한 신문은 2005년 폭탄 터번을 머리에 두른 테러리스트로 무함마드를 묘사한 만평을 실어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네덜란드에선 자유당 당수 거트 빌더스 의원이 2008년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테러리즘과 연관시킨 영화를 제작, 역시 파문을 일으켰다.

알카에다의 이라크 내 연계조직인 ‘이라크 이슬람국가’가 25일 자신들은 남아공 월드컵을 겨냥한 테러를 계획한 적이 없다고 홈페이지에서 밝혔지만 테러 공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이슬람국가’는 웹사이트 성명에서 “당국이 알카에다 간부라고 거론한 사람은 자신들의 조직 소속이 아니며 당국의 주장은 상상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정보 당국자는 국가대표팀과 축구팬에 대한 테러위협 문제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FIFA 측은 테러 위협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은 26일 월드컵 개최 도시 가운데 한 곳인 케이프타운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라크에서 적발된 테러 모의와 관련, “단순한 허세”라면서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전세계인이 지켜 볼 월드컵을 이용,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저지른 짓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FIFA 안전담당 관계자는 AFP통신에서 “월드컵에 참가하는 32개국 경찰을 비롯해 국제경찰인 인터폴 등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면서 “현재까지 월드컵을 노린 어떤 테러 조짐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월드컵 참가국들은 최대 8명까지 테러 관련 전문가들을 남아공에 파견해 협력할 방침이다. 남아공 측도 월드컵을 위해 예비경찰인력 4만 4000명을 훈련시켰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2010-05-2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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