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기스 국민투표 실시…정국안정 분수령

키르기스 국민투표 실시…정국안정 분수령

입력 2010-06-28 00:00
업데이트 2010-06-2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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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분규로 벌어진 대규모 유혈 사태가 가까스로 수습된 가운데 27일 키르기스스탄에서 개헌안 등에 대한 국민투표가 극도의 경계 속에 실시됐다.

 이날 오전 7시부터 2천300여 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된 투표는 오후 8시(한국시간 오후 11시)에 종료된다.잠정 집계 결과는 28일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투표는 대통령 권한을 축소하고 의원내각제를 채택하는 헌법 개정과 헌법재판소 폐지,로자 오툰바예바 과도정부 수반에게 2011년 12월31일까지 대통령 권한을 합법적으로 위임하는 문제 등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 의사를 묻는 것이다.

 남부에서 벌어진 민족분규로 수천명이 살상되고 수십만명의 피난민이 발생한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국민투표는 키르기 과도정부의 합법성 여부를 가르고 향후 정국 안정의 기반이 마련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 국무부와 러시아 정부,유럽연합 등은 키르기스의 민주주의를 위한 여정에 이번 투표가 중요한 계기가 되도록 공정하고 투명하게 치러지길 희망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남부에서 벌어진 민족분규 여파가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날 투표는 8만여 명의 경찰과 자경단이 배치되고 수도인 비슈케크를 비롯해 남부의 오슈와 잘랄라바드 등지에는 검문초소가 설치되는 삼엄한 경계 속에 치러졌다.

 국제단체들이 파견한 해외선거감시단과 키르기스 야당 및 시민단체 회원들로 구성된 국내 선거감시단원들은 아직은 특별한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오슈 대학에 설치된 투표장에 이날 오전 투표한 오툰바예바 대통령은 “우리나라는 현재 큰 위험에 직면해있지만,국민투표 결과는 이 나라가 하나이며 국민이 하나임을 보여줄 것”이라며 “키르기스는 자급자족해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남부 출신이기는 하지만 오슈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오툰바예바 대통령이 이처럼 민족 분규의 진앙이었던 오슈를 방문해 투표한 것은 남부의 불안정한 분위기를 극복했다는 것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표 시작 7시간이 지난 현재 많은 유권자들이 온한 상태에서 남부 오슈에서 투표를 하고 있으며 투표율은 41%가 넘은 270만여 명이 투표를 했다고 중앙선관위가 발표했다.

 오슈에 본부를 둔 인권운동가인 바쿠트벡 오무르쿨로프도 국민투표는 평화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우즈벡계인 나지르 마마탈리예프(55)는 AP통신에 “국민투표를 지지해야한다”면서“결정을 하는 것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과도정부를 지지했다.

 반면 키르기스계인 은퇴 교사인 투르디한 타드지바예바(70)은 바키예프가 축출되어서는 안 됐다면서 “국민투표에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특히 남부지역에선 상당수 유권자들이 “이미 모든 게 결정돼 있는 상황에서 투표하는 게 무의미하다”고 주장하며 불참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폭동으로 피난한 사람들은 투표하는데 지장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폭동 중 방화로 신분증을 잃어버린 우즈벡계 사람들에게 투표하기 전 임시 신분증을 발급했으나 많은 사람이 두려워 이웃에 가서 신분증을 받지 못했다. 우즈베키스탄과 국경 마을인 수라타쉬에서는 4천 명의 우즈벡계 중 100여 명만 투표했다.

 그러나 아킬벡 사리예프 중앙선관위원장은 국민투표를 하기에는 너무 일렀다는 비판을 일축하면서 투표는 안정에 필수라고 주장했다.그는 “국가권력이 확립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투표를) 연기할 수 없었다”면서“국가가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25명의 선거 감시 옵서버를 파견했으나 남부 오슈와 잘랄아바드는 위험 해서 옵서버를 파견하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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