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 리비아 나오면 외국인 근로자 폭동?

한국인만 리비아 나오면 외국인 근로자 폭동?

입력 2011-02-25 00:00
업데이트 2011-02-25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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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비아 사태가 격화되면서 중견 건설업체들이 철수 방침을 확정했으나 현장 일용직인 제3국 출신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구제책이 마땅치 않아 탈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리비아 내 거의 모든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방글라데시,파키스탄,인도,베트남,이집트,필리핀,태국,네팔 등 제3국 출신 근로자들의 안전을 보장할 책임은 1차적으로 업체에 있다.

 내전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외국인 근로자의 귀국 문제까지 떠맡은 업체들의 일부는 외국인 근로자를 동반한 탈출을 감행하고 있지만,고용 인원이 대규모인 업체들은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고심 중이다.

 리비아 남부 젠탄에서 주택사업을 하는 이수건설 소속 한국인 직원들은 25일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등 제3국 출신 근로자 400여명을 차량에 나눠태우고 2시간 거리의 튀니지 국경까지 달리는 육로 탈출에 나설 예정이다.

 벵가지에서 200㎞ 떨어진 굽바에서 조업 중인 현대엠코 역시 한국인 80명을 2개조로 나눠 40명은 현장에 남고 나머지는 25일 외국인 근로자 900명과 함께 육로로 이집트 국경을 넘기로 했다.

 반면 외국인 인부 2천500여명과 함께 트리폴리 인근 현장에 고립된 한 업체 관계자는 ”계약에 따라 우리가 외국인 근로자들을 출국시켜야 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면서 ”이들이 먼저 나가지 못하면 정부가 전세기를 보내도 한국인 전원 철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자위야 지역의 업체 관계자도 ”방글라데시 근로자 등 2천300명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서 ”위기상황에서 한국 사람들만 짐을 챙겨 나가려고 하면 이들이 폭동이라도 일으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도 한 식구니까 챙기는 게 당연하다“면서 ”지금같은 상황에서 우리끼리만 철수하면 인력 시장에 소문이 퍼져 다시는 사람을 못 구하게 된다.공사 한번만 하고 말 것도 아니고‥“라고 덧붙였다.

 이 업체는 정부에 전세기 탑승을 신청하는 한편 외국인 근로자들과 함께 현장에 남을 한국인 직원도 물색 중이다.

 실제 자위야 현장에서 일하는 한 방글라데시 근로자는 ”우리 정부가 뭔가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없다.회사가 구해주지 않으면 우리는 다 죽는다“고 말했다고 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업체 관계자는 ”제3국 근로자들이 먼저 나가야 한국인 직원들도 자유롭게 탈출할 수 있다“면서 ”우리 정부가 이들의 출신국과 접촉해 공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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