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난민 오사카로 몰려들어

피난민 오사카로 몰려들어

입력 2011-03-18 00:00
업데이트 2011-03-1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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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 북새통…한산한 도쿄와 대조적

일본 제2의 도시이자 간사이(關西) 지방의 관문인 오사카(大阪)가 북적거리고 있다.

대지진과 쓰나미, 원전 방사능 공포를 피해 온 간토(關東) 지방 주민과 해외 주재원들이 속속 ‘구원의 땅’ 오사카로 밀려들고 있는 것.

18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오사카의 관문인 간사이 공항과 신오사카역에는 커다란 여행용 가방을 두세개씩 끌고온 간토 지역 피난민과 해외 주재원들로 하루종일 붐비고 있다.

오사카 시내 호텔들도 밀려드는 피난민들이 넘쳐나면서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17일 오사카에 도착한 도쿄 도민 가미야마 유미코(神山由美子.32) 씨는 “방사선 확산 공포로 도쿄에 머물러있기가 불안해 어렵사리 표를 구해 오사카에 왔다”며 “당분간 오사카 시내 친구집에 머물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도쿄에 살고 있던 한국 주재원 가족들도 ‘오사카행 엑서더스’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두 아이와 함께 신칸센을 타고 오사카로 대피한 오미영(35.여)씨는 “오사카 시내 호텔에 방이 없어 허름한 모텔같은 곳에 어렵사리 방을 구했다”며 “남편은 직장 때문에 혼자 도쿄에 남아있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한꺼번에 밀려드는 피난민들로 오사카 시내에서 거처를 구하기가 어려워진 피난민들은 오사카에서 기차로 30~40분 거리인 인근 교토(京都)나 고베(神戶) 등지로 행선지를 옮기고 있다.

우메다와 난바, 도톤보리 지역 등 오사카 시내 중심가에서는 간토 지역 표준어를 쓰는 외지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오사카 시내 식당들도 ‘피난민 특수’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우메다 번화가에 위치한 한 회전초밥집 주인은 “평상시에도 손님이 많은 편이지만 요 며칠간은 점심, 저녁시간이면 빈 자리를 찾기가 어려워 20~30m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며 “피난민들이 빨리 어려움을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사카부는 밀려드는 피난민 대책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간토 지역 피난민들의 주거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자 하시모토 도루(橋下徹) 오사카부 지사는 부 내에 피난민대책팀을 설치하는 한편 부에서 운영하는 주택 2천호를 일시적으로 피난민들에게 제공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부와 별도로 오사카시도 시영 주택 500호를 피난민들에게 1년 이내 기간 한도에서 무상 제공하기로 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특히 1995년 1월 고베에서 발생한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아픔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까닭에 간토 지역 피난민들의 처지를 남일같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하시모토 지사는 “한신·아와지 대지진의 경험을 살려 (간토 지역) 피난민들에게 쾌적한 거주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지진 피해지역을 돕기 위한 지원활동도 활발하다.

오사카시 북구에서는 지난 16일 미야기(宮城)현 특산품전을 열었다.

특산품 판매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미야기 지역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성금으로 기탁할 예정이다.

오사카 주민 와타나베 히로코 씨는 “간사이 지역이 지진피해로 큰 어려움을 겪을 때 간토 지역 사람들이 보내줬던 지원과 위로의 마음을 갚을 기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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