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 룰즈섹 “파티 끝났다”

‘악동’ 룰즈섹 “파티 끝났다”

입력 2011-06-27 00:00
업데이트 2011-06-27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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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간의 해킹여행 중단” 선언… 이행 미지수

악동 해커들의 대담무쌍한 사이버 공격에 지구촌이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해커집단 룰즈섹이 돌연 ‘광란의 파티’를 중단하겠다고 밝혀 진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직원 6명… 10시간씩 일했다”

미 상원과 중앙정보국(CIA) 등 각국 정부의 주요 사이트와 기업 등에 연쇄 해킹을 감행해 온 룰즈섹은 25일(현지시간) 스웨덴 파일공유 웹사이트인 ‘TPB’에 “지난 50일간 우리는 기업과 정부 기관, 일반인들을 교란시키고 정보를 노출시켰다.”면서 “단지 우리가 할 수 있기 때문에 한 일들”이라고 자신만만해했다. 그러면서 룰즈섹은 “하지만 우리는 이제 먼 곳으로 항해를 떠난다. ‘즐거운 여행’(bon voyage)이라고 말할 때다.”라며 고별인사를 남겼다. 룰즈섹의 고별인사에는 조직 구성원이 6명이며 이들이 50일간 해킹 캠페인을 계획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있었다.

하지만 전날 룰즈섹 소속 해커임을 자처한 익명의 남성 해커는 AP와의 인터뷰에서 추가 정보를 더 유출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남성은 “룰즈섹이 뚫은 정부 웹사이트가 더 있으며 앞으로 3주 안에 최소 5기가바이트(GB) 분량의 정보를 유출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어떤 정보를 빼냈는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 해커 역시 룰즈섹의 구성원이 모두 6명이라면서 자신들은 하루에 8~10시간씩 일한다고 전했다. 또 룰즈섹의 해킹 대상은 은행과 정부, 사법기관 등 ‘공동체를 억압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하면서 한 사례로, 룰즈섹의 일부 회원은 지난 1월 촉발된 튀니지 재스민 혁명 당시 해커 집단 ‘어노니머스’가 주도한 튀니지 정부 사이트 해킹에도 힘을 보탰다고 전했다.

이 남성은 룰즈섹 해커로 지목되며 지난 21일 영국 에섹스주에서 체포된 19세 남성 라이언 클리어리에 대한 질문에는, 룰즈섹 회원이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는 “우리가 사용한 채팅방 IRC를 그가 개설한 것은 맞지만 그 채팅방은 우리의 공식 회합장소가 아니라 팬들이 모이는 곳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英블레어 전 총리 신상도 털어” 주장

한편 클리어리의 변호인은 이날 웨스트민스터 치안판사법원에서 클리어리가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고, 행동이나 관심·활동 분야가 한정돼 있으며 같은 양상을 반복하는 발달 장애의 일종이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도 해커조직의 희생양이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룰즈섹의 라이벌 해커조직으로 룰즈섹 회원들의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선전포고한 ‘팀포이즌’(TeamPoison)은 24일 밤 블레어 전 총리의 국민보험번호는 물론이고 친구·친척들의 이름과 연락처, 블레어 전 총리가 특별 고문직으로 일할 당시 제출했던 이력서 등을 해킹했다며 트위터에 공개했다.

하지만 블레어 전 총리의 사무실은 다음 날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해킹 사실을 부인했다. 사무실 관계자는 “(팀포이즌이 공개한) 정보들은 블레어 전 총리의 개인 컴퓨터는 물론 사무실 시스템에서 나온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 자료들은 몇년 전 전직 사무실 직원의 개인 이메일 계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06-2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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