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오케스트라, 22년 만에 러시아 무대 선다

美오케스트라, 22년 만에 러시아 무대 선다

입력 2011-06-28 00:00
업데이트 2011-06-28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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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심포니, 1990년 구(舊) 소련 공연 후 처음

세계적인 지휘자 리카르도 무티가 이끄는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구(舊)소련 붕괴 후 22년 만에 미국 관현악단으로서는 처음으로 러시아 공연에 나설 계획이다.

2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지난 1990년 6월 최초로 구소련에서 공연을 한 바 있는 CSO는 이날 “내년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구 레닌그라드)에서 공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CSO의 이 공연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공동 주최하며 미 국무부는 올여름부터 1년여에 걸쳐 진행되는 ‘아메리칸 시즌 인 러시아(American Season in Russia)’ 문화 축제의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으로 이를 후원한다.

존 베일리 주러시아 미국 대사는 “미국과 러시아가 민간 차원에서 개선된 관계를 구축해가는 것은 양국 정부가 발전한 관계를 구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CSO는 러시아에 소개하고 싶은 미국 최상급 문화의 정수”라고 강조했다.

러시아에서 열리는 미국 문화 축제는 28일 ‘앨빈 에일리 아메리칸 댄스 시어터(Alvin Ailey American Dance Theater)’의 공연으로 시작되며 이외에도 컨트리 가수 메리 맥브라이드 공연, 애니 레이보비츠 사진전, 민속음악 연주회 등이 계획되어 있다.

CSO 드보라 러터 회장은 “지난해 6월 정식 초청장을 받았으나 외교 절차를 밟고 관련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데 수개월이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정부와 민간으로부터 러시아 방문 공연 지원금을 모으는 일과 모두가 공연 일정을 잡는 일이었다”면서 “이번 공연이 현실화하는 데는 베일리 대사의 끈질긴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CSO는 러시아 공연을 위해 내년 4월로 예정되어 있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공연을 2013년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CSO는 러시아 공연 이후 지휘자 무티의 고향인 이탈리아로 이동, 로마, 나폴리, 브레시아, 라베나 등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베일리 대사는 “CSO의 국제적 위상과 음악감독 무티의 명성이 CSO를 러시아 공연단으로 선정한 핵심 요인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부 장관과 오바마 대통령이 시카고와 끈끈한 인연을 갖고 있는 것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은 시카고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시카고 북서부 교외에서 자랐고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에 자택을 두고 있다.

CSO는 지난 1990년 11월 당시 음악감독을 맡고 있던 게오르그 솔티 경(卿)(1912-1997)의 오랜 열망의 결실로 레닌그라드와 모스크바에서 공연을 가진 바 있다.

당시 공연에 참여한 스티브 레스터(CSO 31년차 베이시스트)는 “러시아 문화의 중심지인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CSO가 다시 공연하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20년 만에 러시아 사회의 변화상을 살펴보는 일도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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