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달라이 라마 면담에 中 새벽 항의성명… 美·中 요동

오바마·달라이 라마 면담에 中 새벽 항의성명… 美·中 요동

입력 2011-07-18 00:00
수정 2011-07-1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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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 만났다. 중국이 즉각 외교적 총공세에 나서면서 최근 긴장을 더해가고 있는 남중국해 분쟁과 맞물려 미·중관계가 또 다시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은 지난해 2월 18일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그 때와 마찬가지로 오바마 대통령은 백악관의 사적 공간인 맵룸에서, 비공개로 회동하는 등 형식적으로는 ‘로키’를 유지했다. 중국은 즉각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면담 직후인 17일 새벽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강력한 항의성명을 발표하고,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부부장이 새벽에 주중 미국대사관의 로버트 S 왕(중국명 왕샤오민) 대리대사를 초치해 엄중 항의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런 행위는 중국 내정에 대한 엄중한 간섭으로 중국인들의 감정에 상처를 입히고, 중국의 핵심이익에 대한 침해인 동시에 중·미관계를 해치는 것”이라면서 “중국은 강력한 분노와 함께 결연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17개월 만에 오바마 대통령과 달라이 라마의 면담이 재연됐지만 상황은 그때와 사뭇 다르다. 지난해에는 연초부터 구글사태, 미국의 대(對)타이완 무기판매, 무역마찰 등으로 미·중관계가 이미 최악인 상황에서 면담이 이뤄졌다. 하지만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의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추가적인 대미 조치를 자제했고, 미국도 국무부 부장관의 방중을 통해 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이번 면담은 지난 1월 후 주석의 방미 후 적극적으로 조성된 미·중 관계개선 와중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양국은 최근 군 최고수뇌부의 상호방문 등 화해의 끈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었다. 8월에는 조 바이든 미 부통령이 방중하고, 연말에는 시진핑 부주석의 답방이 예정돼 있다. 이 같은 유화 제스처와는 별개로 중국은 올들어 수개월째 지속되는 베트남, 필리핀과의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 배후로 미국을 지목하고 대미 압박 강도를 높여 “핵심이익”을 지키기 위해선 관계악화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때문에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의 거센 반발이 뻔한 달라이 라마 면담 카드를 왜 꺼냈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서 갈등 관계인 의회를 달래기 위한 ‘내부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거세게 팽창하고 있는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전가의 보도인 ‘티베트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번 면담으로 국제적 이목은 당장 19~23일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안보포럼(ARF)에 쏠리게 됐다. 남중국해 문제 등을 놓고 양측의 갈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상징적 차원에서 중국이 오는 25일로 예정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홍콩 및 광둥성 선전 방문 계획을 취소시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워싱턴 김상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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