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빅 “난 무죄, 연계小組 있다”

브레이빅 “난 무죄, 연계小組 있다”

입력 2011-07-26 00:00
업데이트 2011-07-26 07:53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모슬렘으로부터 西유럽 구출 원해” 주장

최소 93명의 사망자를 낸 노르웨이 연쇄 테러의 용의자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32)은 25일 폭탄 테러 및 총기 난사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빅은 이날 오슬로 시내 법원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첫 심리에서 “나는 모슬렘(이슬람교도)으로부터 서유럽을 구하고 싶었다”면서 무죄를 강변했다.

이와 함께 집권 노동당이 “모슬렘을 대거 수입했다”면서 “국가를 배신했다”고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그는 지금까지 단독범행을 주장해 오던 것과는 달리 이날 심리에서 “우리 조직에는 2개의 소규모 조직(CELL)이 더 있다”고 밝혀 사건 직후부터 의혹이 일던 공범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날 심리는 35분만에 끝났으며 심리를 진행한 킴 헤거 판사가 테러범의 이같은 진술 내용을 오후 4시께(현지시간)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헤거 판사는 브레이빅에 대해 8주간의 구금을 명령했으며 “선임 변호사를 제외하고는 외부로부터의 편지는 물론 언론 및 방문자와의 접촉도 금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브레이빅은 이날 심리를 공개할 것을 요청했으나, 법원은 브레이빅이 공개 심리를 테러 합리화와 반(反) 이슬람 사상 전파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했다.

브레이빅의 법원 출정과 심리는 마치 ‘007 작전’을 방불케했다. 오후 2시(현지시간) 조금 전 브레이빅이 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무장한 메르세데스 벤츠 승용차를 타고 법원 건물 안으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으나 건물 지하 후문을 통해 입정해 일반에 노출되지 않았다.

곧이어 심리가 시작됐고 그로부터 약 35분 쯤 뒤인 오후 2시 30분께 법원 경비가 밖으로 나와 기자들에게 “심리가 끝났고 모든 사람들이 떠났다”고 알렸다.

테러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브레이빅을 취재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오슬로 시내 크리스티안 아우구스트게이트 거리에 있는 법원 건물 앞에 몰려 들었던 수십 명의 내외신 기자들은 끝내 테러 용의자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법원 앞에는 오슬로 시민 수백명도 운집해 장사진을 이뤘다.

법원은 이에 앞서 심리를 공개로 해 달라는 브레이빅의 요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브레이빅이 공개 심리를 테러 합리화와 반(反) 이슬람 사상 전파 기회로 삼으려는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브레이빅은 테러 전 인터넷에 올린 선언문에서 재판정 출두를 연극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법정에서 할 연설까지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법정에 출두할 때 유니폼을 입기를 원한다는 뜻을 변호사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그의 변호사는 어떤 유니폼인지 모른다고 말했지만, 브레이빅이 추종하는 단체 ‘성당기사단’의 제복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법원은 테러 용의자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법원은 심리 시작 전 기자들에게 비공개 결정을 미리 알렸다.

심리를 주재한 헤거 판사는 이에 대해 “용의자에 대한 공개 심리가 특별하고 아주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구체적 정보가 있어 심리를 비공개로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노르웨이에서 재판이 시작되기 전 비공개 결정이 내려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보통은 재판이 시작되고 난 뒤 판사가 비공개 결정을 공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한편 노르웨이 당국은 브레이빅이 3월 한 폴란드 회사에서 화학물질을 구매했던 것을 조사하다 이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아 조사를 중단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노르웨이 경찰치안국(PST)의 얀네 크리스티안센 국장은 브레이빅이 폴란드에 있는 한 회사에서 화학물질을 구입한 뒤로 경찰의 관심을 받게 됐지만 후속조치를 취할 만큼 중요한 일로 판단되지 않았다고 조사 중단배경을 밝혔다.

그는 “3월에 50∼60명의 이름이 담긴 리스트를 받았으며 브레이빅이 폴란드에 있는 회사에 120크로네를 보냈기 때문에 그의 이름도 리스트에 있었다”며 “해당 회사는 다른 화학물질을 판매한 문제로 (당국의) 감시를 받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슬로 테러현장에서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하랄 5세 국왕 부부, 이웃인 덴마크, 스웨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희생자 추모식이 열렸다.

오슬로에만 약 10만명의 시민들이 모여 들었으며 노르웨이 각지의 도시에서도 수천여명이 행진을 벌이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이날 오슬로 시내는 테러의 충격에서 벗어나 서서히 정상을 되찾아가는 분위기다. 테러 사태 이후 처음으로 시내 주요 골목에 설치됐던 철제 바리케이드가 철거됐으며, 경계에 나섰던 무장 군인들도 대부분 철수했다.

테러 현장인 정부 청사 건물 주변에는 저지선이 처져 일반인의 출입이 여전히 통제되고 있으나, 시내 대부분의 거리에선 통행이 허용되고 있다. 휴일이 끝난 이날 거의 모든 상점들이 문을 열었으며, 교통 수단들도 정상운영되고 있다.

노르웨이 경찰당국은 이날 “오슬로 등에서 발생한 2건의 연쇄테러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7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밝힌 사망자 잠정치인 93명에서 줄어든 것으로, 청소년 캠프 총기난사 테러가 발생한 우퇴야섬 현지에서 정확한 사망자 수 확인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총리집무실이 있는 오슬로 정부청사 인근에서 발생한 폭탄테러의 사망자는 당초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우퇴야섬 테러 사망자는 당초 86명에서 68명으로 줄었다.

실종자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는 경찰은 아직 희생자들의 명단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