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째 유로 구제국될 듯..추가 강등 시사그리스 2차 구제 ‘유탄’도 영향..국채 수익률 급등S&P도 무디스 이어 그리스 추가 강등..’제한적 디폴트’ 처리 수순

지난 2008년 유로권에 진입한 군소국 키프로스의 신용 등급이 ‘정크’ 수준 직전까지 강등됨으로써 그리스에 이어 역내에서 4번째로 구제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을 확산시켰다.

키프로스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주 드미트리스 크리스토피아스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 경제가 비상 상황이라면서 구제 금융을 받아야할지 모른다고 경고한 것으로 앞서 보도됐다.

무디스는 27일(이하 현지시각) 성명에서 키프로스의 신용 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두 단계 낮춘다고 발표했다.

신용 전망도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시켜 추가 강등이 가능함을 시사했다. 무디스는 Baa1에서 세 단계가 낮은 Ba1부터를 ‘투기’ 등급으로 분류한다.

성명은 지난 11일 발생한 키프로스 최대 발전소 폭발로 전력난이 심화돼 경제 전망이 암울하다는 점과 그리스 2차 구제와 관련해 키프로스 2대 은행이 막대한 채권에 물려있는 점 등을 등급 강등의 이유로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 발전소 폭발 책임을 놓고 정치 불안이 가중돼온 점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크리스토피아스는 28일 중도 좌파 연립정부 각료 11명 전원에 사임을 촉구할 것으로 로이터가 보도해 정치 불안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28일 키프로스 은행권이 국내총생산(GDP)의 근 7배 달하는 자산을 확보한 상황에서 금융 위기의 타격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등 그간 잘 버티어왔다면서 그러나 그리스 2차 구제가 합의되면서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분석했다.

유럽은행청에 따르면 뱅크 오브 키프로스가 24억유로, 마르핀 포퓰러 뱅크가 34억유로의 그리스 채권을 각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그리스 2차 구제 합의로 이들 키프로스 은행도 손실(헤어컷)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으며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은 키프로스로서는 이것이 큰 충격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분석했다.

금융시장에도 이런 우려가 반영돼 오는 2014년이 만기인 10년물 키프로스 국채 수익률이 27일 0.85%포인트 상승해 10.18%까지 치솟았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이 수준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이 앞서 구제를 수용해야했던 같은 만기 국채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이라면서 따라서 ‘키프로스가 구제를 받는 4번째 유로국이 될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프랑스의 프랑수아 바로앵 재무장관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키프로스 상황이) 내 레이더에 즉각 걸리지 않고 있다”고 문제가 부각되는 것을 견제하려는 제스처를 보였다.

유로권은 현재 그리스 2차 구제 실행을 놓고 진통을 겪으면서 ‘2차 구제 약발이 소진됐다’는 평가가 금융시장에서 나오고 있음을 신문은 상기시켰다.

한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27일 그리스의 신용 등급을 ‘지급 불능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하는 CCC에서 ‘지급 불능 가능성 큼’의 CC 수준으로 2단계 더 떨어뜨렸다. 그리고 ‘부정적 관찰 대상’에 포함시켜 추가 강등이 가능함도 시사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무디스도 이미 그리스를 같은 수준으로 강등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유로 정상들이 합의한 2차 구제가 실행되면 이들 신용평가사가 그간 경고해온대로 ‘제한적 디폴트’ 처리할 것임을 거듭 확인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신용평가사는 그리스의 채권 발행 등급을 제한적 디폴트 처리한 후 채권 은행단이 교환받는 새 채권에 대해 별도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