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 상하이 고속철 ‘사상 초유’ 열차 54대 리콜

中 베이징 ~ 상하이 고속철 ‘사상 초유’ 열차 54대 리콜

입력 2011-08-13 00:00
업데이트 2011-08-13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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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속’조치 하루만에 “차체 결함”… 파행 운행

‘세계 최고속, 최장’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던 중국 고속철도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 노선에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원저우(溫州)에서 대형 참사가 일어난 데 이어 사상 초유로 고속열차의 대규모 리콜 사태까지 벌어졌다. 더욱이 지난 10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운행속도를 시속 50㎞ 감속하고 신규 철도 건설을 중단하는 등 고속철에 칼을 빼든 지 하루 만에 최악의 상황이 발생함으로써 중국 고속철이 끝없이 추락하는 형국이다.

차량 제작사인 중궈베이처(中國北車)는 지난 11일 밤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에 납품한 자사의 CRH380BL형 열차 54대 전량을 리콜한다고 발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들이 12일 보도했다. 중궈베이처는 차체 결함이 확인돼 고장 원인을 분석하고 품질과 안전을 보장하려는 것이라고 리콜 배경을 설명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경화시보도 중궈베이처 CRH380BL형 차량의 출입문과 에어컨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중궈베이처의 리콜 사태로 하루 88편이던 베이징~상하이 고속철 운행 편수가 66편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파행 운행이 불가피해졌다. 후야둥(胡亞東) 철도부 부부장(차관)은 “설비 고장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현재 상황에선 중궈베이처가 잠정 중단한 67억 위안(약 1조 1300억원)의 고속열차 차량 주문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뒤 품질이 보증되면 시장에 투입해 운행토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궈베이처는 앞서 CRH380BL형 열차가 철도 당국에 인도되는 과정에서 갑자기 동력을 잃고 멈춰 서는 사고가 세 차례 연속 발생하자 사고 원인을 규명한다며 남은 인도분 17대의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 CRH380BL형은 시험운행 당시 사상 최고속도인 시속 487.3㎞를 기록해 중국 철도부의 극찬을 받았다.

총길이가 1318㎞인 베이징~상하이 고속철은 단일 구간으론 세계 최장 노선으로, 중궈베이처가 생산한 CRH380BL형 열차와 중궈난처(中國南車)가 제조한 CRH380A형 열차가 동시에 투입돼 운행되고 있다. 애초 내년에 개통할 예정이었지만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지난 6월 30일 1년여를 앞당겨 공식 운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개통 열흘 만인 7월 10일 폭우 등으로 전력선이 고장나 2~3시간 연착하는 등 지금까지 일곱 차례의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달 23일에는 원저우에서 고속철도 추돌사고로 40명이 숨지고 200여명이 부상하는 참사까지 터져 중국 철도 당국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린 상황이다.

한편 국무원 산하 원저우 고속철 추돌 참사 조사팀은 최근 사고 환경을 재현한 시뮬레이션 시험 결과 이번 참사가 ‘인재’였다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조사팀장을 맡고 있는 국가안전감독국 뤄린(琳) 국장은 조사팀 3차 전체회의에서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번 사고는 절대 발생해서는 안 되는 것으로, 막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1-08-1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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