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경기신뢰지수, 동반 급락

美·유럽 경기신뢰지수, 동반 급락

입력 2011-08-31 00:00
업데이트 2011-08-3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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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단 대책’ 필요성 급부상…”신뢰 위기 겪고 있다”연준, 추가 조치 검토 확인…ECB, 인플레 견제→부양으로 급선회

선재규 기자= 미국과 유럽의 경기체감 지수가 동시에 크게 떨어지면서 통화 당국들이 ‘특단의 대책’을 속속 모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소재 콘퍼런스 보드는 30일(이하 현지시각) 미국의 소비자 신뢰 지수가 8월에 44.5로 전달의 하향 수정치 59.2에서 크게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8월 지수는 침체 때인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것이며 하락폭은 2008년 10월 이후 가장 크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향후 경기를 전망하는 기대 지수는 74.9에서 51.0으로 크게 떨어졌으며 현 상황을 반영하는 지수도 35.7에서 33.3으로 하락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부채 협상의 소모적 논쟁과 여전히 높은 실업률, 그리고 실물경기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처럼 소비자 신뢰를 크게 떨어뜨린 것으로 분석했다.

뉴욕 소재 RBC 캐피털 마켓의 톰 포첼리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에 “지금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그간 나온 산업에서부터 고용에 이르기까지의 지표가 ‘성장이 둔화되고 있지만 더블딥(이중 침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쪽이었으나 미 경제의 근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이처럼 크게 위축된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상황이 달라졌다’는 비관론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이 9월 2일 발표되는 8월 고용 지표를 주목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8월의 비농업 쪽 신규 고용이 이미 위축된 전달보다도 훨씬 적은 7만5천명에 그쳤을 것으로 앞서 관측했다. 이로써 미국의 실업률이 여전히 9.1% 수준일 것으로 지적됐다.

뉴욕 소재 4캐스트의 채권투자 애널리스트 겐나디 골드버그도 로이터에 “소비자가 (현재) 확신할 수 있는 것이 기본적으로 없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소비와 함께 미 경제의 또다른 축을 형성하는 주택시장도 여전히 암울하다면서 앞서 발표된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 지수가 6월에 전달보다 0.1% 떨어졌음을 상기시켰다.

미국 20대 도시의 주택 가격도 한해 전에 비해 4.5% 하락해 주택시장이 여전히 경기 부양의 뒷심이 되지 못하고 있음이 재확인됐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30일 유로권 17개국의 경기체감 지수가 98.3으로 전달보다 4.7포인트 주저앉으면서 6개월째 하락했다고 밝혔다. 유로권 지수의 장기 평균치는 100인 것으로 지적됐다.

EU 27개 회원국의 경기체감 지수도 97.3으로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역내 최대 경제국 독일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져 역내 경기 전망을 더욱 어둡게했다.

가디언은 유럽 채무 위기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이 마침내 실물 경제에도 본격적으로 충격을 미치기 시작했음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지수 산정에 산업 신뢰가 40%, 서비스 쪽이 30%, 그리고 소비자 신뢰가 20%를 각각 차지하는 점을 상기시켰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는 30일 공개한 지난 9일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연준이 경기 부양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논의했음을 밝혔다.

회의록은 “참석자들이 고용시장 악화, 소비지출 둔화, 소비자와 기업 신뢰 저하 및 여전한 주택시장 침체를 주목했다”고 밝혀 연준이 앞서 초저금리 기조를 최소한 2013년까지 유지할 것임을 약속한 수준을 넘어서는 특단의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회의록은 이와 관련해 “연방기금 금리를 실업률 또는 인플레 수준에 연동시키는 방안도 검토됐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그러나 연준 지도부 내에 시장이 기대하는 3차 ‘양적 완화’ 등 특단의 조치를 놓고 여전히 견해가 크게 대립되고 있다면서 따라서 9월 20-21일의 차기 FOMC를 시장이 주목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도 지난 29일 유럽의회에 보낸 성명에서 “ECB가 중기 인플레 전망을 재고하고 있다”고 밝혀 ‘물가 관리가 우선’이라는 그간의 기조에서 급선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인플레 파이터’로 불려온 트리셰는 지난 4일의 ECB 통화정책이사회 때까지만 해도 “인플레 상승이 전망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리셰는 성명에서 “유로권 성장이 계속 미미할 전망”이라고 밝혀 ECB가 성장을 부추기기 위해 올들어 이미 두차례 인상돼 1.5%에 달한 조달 금리를 동결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 일각에서는 내년초 금리가 인하될 확률이 30%란 성급한 관측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ECB의 차기 이사회는 9월 8일 소집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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