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흥상 “쓰나미에 도망안한 바보 친구 있다”
동일본대지진의 피해 복구를 지휘하고 있는 일본의 부흥담당상이 쓰나미가 몰려오는데 미처 대피하지 못해 사망한 사람들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해 파문이 일고 있다.
19일 교도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히라노 다쓰오(平野達男) 부흥담당상은 18일 후쿠시마(福島)현에서 열린 민주당 참의원 의원 연수회에 참석해 “쓰나미 당시 피난한 사람이 있는 반면 나의 고교 동급생처럼 도망하지않고 있다가 죽은 어리석은 녀석도 있다”고 말했다.
이는 쓰나미 발생시 피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말이었지만 3월 대지진 당시 대피하지 못하고 쓰나미에 쓸려 사망한 사람들이 어리석었다는 뜻으로 들릴수 있어 피해자와 유족들이 반발할 수 있는 경솔한 발언이었다.
실언이 파문을 빚자 히라노 부흥담당상은 18일 밤 기자단에 “친구가 왜 (쓰나미때) 도망하지않았을까를 죽 생각하다 나온 발언으로 개인적 생각이 들어간 말이었다. 불쾌하게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야당이 이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 “각료로서 자격이 없다”면서 이달 20일 소집되는 임시국회때 퇴진을 요구하겠다고 나섰다.
공명당의 다카기 요스케(高木陽介) 간사장 대리는 “(부흥담당상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있을수 없는 것이다. 각료 이전에 인간으로서 문제이다”면서 “진퇴 문제로 발전할수 밖에 없는 발언이다”고 비판했다.
자민당의 모데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정조회장도 “피해지를 전혀 헤아리지않은 발언으로 (과거 실언으로 사임한) 마쓰모토 류 전 부흥담당상과 하치로 요시오 전 경제산업상과 마찬가지로 문제가 될수 있다”고 지적했다.
히라노 부흥상의 발언 파문이 조기에 수습되지않을 경우 노다 총리에게 큰 정치적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노다 총리는 지난달 초 취임 직후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주변 지역을 ‘죽음의 땅’이라고 발언해 파문을 빚은 하치로 요시오(鉢呂吉雄) 당시 경제산업상을 경질했었다.
따라서 히라노 부흥상의 실언이 진퇴문제로 비화할 경우 노다 총리의 각료 인사 능력 문제로 연결되면서 리더십에 상처가 날수 있고 야당 대책에도 차질이 생길수 있다.
노다 총리는 이런 점을 우려해 취임직후 내각에 ‘쓸데없는 말을 피하고’, ‘화려한 일을 벌이지않으며’, ‘돌출하지않는다’는 처신의 3원칙을 제시하고 철저하게 지킬 것을 지시했으나 각료의 ‘새털처럼 가벼운 입’은 통제되지않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