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3) 스페인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3) 스페인

입력 2011-10-27 00:00
수정 2011-10-27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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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부인·선심정책… ‘毒된 포퓰리즘’

‘축구와 정치 수준이 일치하는 건 아니다.’ 경제위기를 눈앞에 두고도 헛발질을 거듭한 축구 강국 스페인의 정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경제 호황기인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한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사회당)의 지지율은 2007년 주택시장 거품이 꺼지며 추락한 스페인 경제와 운명을 같이한다. 경제 위기에 대한 안이한 대처와 책임 회피 등 무책임한 정치로 결국 사회당 정권은 다음 달 20일 조기총선에서 국민들의 심판으로 내쫓길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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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인 마리아노 라호이 국민당 당수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스페인 일간 엘문도 여론조사 결과 국민당은 48%를 기록, 사회당(30.8%)과 17% 포인트 넘게 격차를 벌였다. 같은 날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당은 45.5%의 지지율로 사회당(29.7%)보다 15% 포인트 이상 앞섰다. 사회당은 지난 4월 3연임을 포기한 사파테로 총리 대신 알프레도 페레스 루발카바 전 부총리를 새 후보로 내세웠지만 민심은 이미 싸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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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시선은 새 정권이라고 해서 곱지는 않다. 스페인 싱크탱크인 엘카노로열연구소의 윌리엄 치슬릿 연구원은 “재임자나 후임자 모두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다. 국민들이 정치인들과 그들의 실패에 넌더리가 났다.”고 전했다.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1) 이탈리아 : 파시즘 공포 낳은 ‘비리’ 총리, 경제대국 조롱거리로


(2) 그리스 : 3대가문 정권 돌려갖기가 경제파탄 불렀다

(3) 스페인 : 위기 부인·선심정책… ‘毒된 포퓰리즘’
스페인 국민들의 분노는 위기 초반에 대응할 기회를 놓치면서 위기를 키운 현 정권의 정책 실패에 집중된다. 지금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등 외부의 압박으로 긴축에 나서 공분을 산 사파테로 총리지만 위기 부인, 책임 회피, 부채만 늘린 선심성 정책과 미봉책 양산 등의 전과(?)로 2008년 재임 초부터 정치 불신을 초래했다.

이상 신호가 감지된 2008년, 사파테로 총리는 그해 1월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견해의 문제”라고 했고, 같은 해 7월 의회에서는 “불황이 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 위기를 자국 문제로 인식하지도 못했다. 매년 3%에 이르던 경제성장률이 꺾이고 나라 전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5분의1이 실업상태에 놓여도 ‘미국발 신용경색’ 탓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선심성 정책과 공약도 남발했다. 2008년에는 모든 납세자에게 세금 400유로(약 63만원)를 환급해 준다는 공약을 내세워 재선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스페인 경제에 독이 돼 돌아왔다.

혹독한 경제 개혁으로 인기가 떨어질 것을 우려, 미봉책만 내세워 재정위기를 악화시켰다. 이주노동자들이 경제성장에 보탬이 되자 2005년 58만명의 불법이민자에게 노동허가증을 덜컥 내줬다 3년 만에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이 중 절반 이상이 실업자로 전락했다. 다급해진 사회당 정부는 실업수당을 일시불로 주겠다며 귀국을 종용했다.

실책이 겹치며 이제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함께 ‘차기 구제금융국’ 후보에 올라 있다. 이달에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스페인의 올해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7.3%로 이탈리아(120%)나 EU 평균(80%)보다는 낮지만 악성 부채가 많고 실업률은 EU 내 최고 수준인 21.2%,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46.2%에 이른다.

경기도 부진하다. 최근 회계법인 KPMG가 215개 기업 임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75%가 스페인 경제가 2013년쯤에나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성장을 하려면 개혁이 필수적이지만 긴축이 성장을 끌어내린다는 게 딜레마다. 이런 짐을 고스란히 넘겨받게 될 라호이 국민당 당수 역시 승리의 기쁨을 누릴 시간은 잠시,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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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윤유진 서울시의원, 교육감으로부터 잠실고 증설 확답 이끌어내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2011-10-2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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