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상 밑 ‘유령산맥’ 기원 밝혀져

남극 빙상 밑 ‘유령산맥’ 기원 밝혀져

입력 2011-11-18 00:00
업데이트 2011-11-1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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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대륙의 두꺼운 빙상 밑에 숨어 있는 ‘유령산맥’ 감부르체프 산맥이 어떻게 형성됐는지, 지난 3천만년 동안 빙하의 흐름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등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와 BBC 뉴스가 17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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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대륙 감부르체프주(AGAP) 프로젝트에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지난 2008~2009년 사이 빙상 투과 레이더와 중력 및 자기장 측정기 등 다양한 첨단 장비를 장착한 항공기로 대륙 상공을 누비면서 빙상 밑 지형을 조사했으며 이후 방대한 자료를 분석, 종합한 결과를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이 밝힌 감부르체프 산맥의 역사는 이렇다.

”약 10억년 전 지구의 여러 대륙이 충돌해 감부르체프 산맥을 융기시키면서 산맥 밑바닥에 두껍고 밀도가 높은 암석 ‘뿌리’를 깔아놓았다.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산맥은 침식을 겪었지만 산맥의 차가운 뿌리는 그대로 남았다.

2억5천만~1억년 전 공룡시대에는 남극대륙을 포함한 초대륙 곤드와나가 산맥의 뿌리 인접부에서 갈라져 나가면서 뿌리의 온도를 높였다. 그 결과 다시 활동하기 시작한 뿌리와 남극대륙 동부 지구대(地溝帶)는 육지를 다시 들어 올려 산맥의 형태를 바꿔놓았다.

이어 강과 빙하가 계곡을 깊게 파고 여러 봉우리를 들어 올려 마치 유럽의 알프스와 같은 웅장한 풍경을 만들었다. 약 3천400만년 전 빙하의 흐름으로 형성된 1천만㎢의 남극 동부 빙상이 캐나다와 맞먹는 면적을 덮어 지금까지 감부르체프 산맥을 침식으로부터 보호해 왔다.”

연구진은 감부르체프 산맥의 역사가 10억년에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자신들의 연구는 이처럼 오래된 산맥도 불사조처럼 다시 솟아오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부르체프는 오랫동안 침식돼 온 남극대륙 동부 강괴(剛塊: 캄브리아기 이후 지각변동을 겪지 않은 매우 안정된 대륙 지각)로부터 솟아올랐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또 언뜻 보기에 모순되는 현상도 설명해 주고 있다. 즉 이처럼 오래된 산맥이 어떻게 그처럼 높고 날카로운 유년기 형태의 봉우리들을 그대로 갖고 있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우리는 산맥들이 단 한 차례의 판운동 사건에 의해 형성됐을 것으로 믿는데 익숙해져 있지만 감부르체프에서 우리가 배운 것은 여러 차례의 사건이 기여했다는 것이며 이는 다른 산맥의 역사에도 참고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남극 대륙 동부 지구대가 동아프리카 지구대와 비슷하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이는 감부르체프 산맥 형성 과정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을 말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또 남극대륙 동부 지구대에 남극 대륙 최대의 빙상 밑 호수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의 다음 목표는 감부르체프의 암석 표본을 채취해 잠자던 고대 산맥이 되살아난 시기가 언제인지 밝혀내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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