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군부시위 1000여명 사상… 머나먼 ‘이집트의 봄’

反군부시위 1000여명 사상… 머나먼 ‘이집트의 봄’

입력 2011-11-21 00:00
수정 2011-11-21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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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헌법’ 반발… 권력이양 요구

‘아랍의 봄’ 이후 10개월 만에 이집트 카이로와 알렉산드리아 등지에서 군부와 시위대 간 유혈 충돌이 발생해 시민 2명이 사망하고, 진압 경찰 40여명을 포함해 적어도 1000명이 부상했다고 AP, AFP 등 외신들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이로 도심에서는 사흘째 시위가 이어져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졌다.

무슬림 단체와 청년 운동가들이 이끄는 5만여명의 시위대는 이달 초 군부가 제시한 신 헌법 기본 원칙에 반발해 전날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 집결했다. 이들은 군에 대한 국회의 관리·감독을 피할 수 있게 한 헌법 시안은 총선 이후에도 군이 그대로 집권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이라며 군의 신속한 권력이양을 요구했다.

유혈 충돌은 경찰이 19일 200여명의 시위대가 밤샘 농성을 위해 설치한 텐트를 강제 철거하면서 발생했다. 경찰은 고무 탄환과 최루탄을 쏘며 시위대의 해산에 나섰고, 시위대는 돌을 던지고 경찰 차량에 불을 지르는 등 격렬히 저항했다. 이집트 정부는 광장 시위가 개혁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해산을 요구했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경찰의 과잉진압 상황이 전파되면서 시위대 참가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 과정에서 23세의 시위대 1명이 가슴에 고무탄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알렉산드리아에서도 내무부 건물 밖에서 시위를 하던 25세의 청년 1명이 목숨을 잃었다.

고무 탄환에 맞아 한쪽 눈을 다친 시위 참가자 말렉 모스타파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경찰 상관이 부하들에게 시위대의 머리를 조준해 고무 탄환를 쏘라고 명령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타흐리르 광장은 지난 2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의 30년 독재를 끝낸 시위의 거점이다. 무슬림 형제단의 자유정의당은 경찰이 타흐리르 광장의 시위대를 강제 해산시키려 한 것은 무바라크 전 정권의 내무부가 벌이던 일과 같은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무바라크 전 대통령 사임 이후 정권을 잡은 최고군사위원회(SCAF)는 헌법과 의회의 기능을 정지시키고,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집트 의회 선거는 오는 28일 시작돼 내년 3월 끝날 예정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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