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부정선거 논란과 관련해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그간의 침묵을 깨고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정선거와 관련한) 군중집회의 구호와 발언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선거 부정행위와 관련한 보도와 소문에 대해 조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선거법 준수 여부와 관련해 투표소에서 나온 모든 정보를 확인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어느 기관이 조사를 맡을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이 같은 글을 올리자 1시간 만에 2천200여개의 댓글이 달렸지만 “부끄러운 줄 알아라”, “우린 당신을 믿지 않는다”는 등등 격앙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일부 페이스북 이용자는 메드베데프에게 시위대의 공정한 선거를 원한다는 구호에 정말 찬성하지 않느냐고 힐난했고, 다른 이용자는 그의 글을 보고 다음 부정선거 규탄 집회에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적기도 했다.

메드베데프는 2008년 대통령에 취임한 이래 교육 수준이 높은 도시 엘리트 계층의 지지를 어느 정도 받아왔지만, 지난 9월 푸틴의 3번째 대선 출마 길을 열어주기 위해 양보한다고 발표해 많은 지지자의 원성을 산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