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서 ‘춤추는 산타 경찰’ 인기

마닐라서 ‘춤추는 산타 경찰’ 인기

입력 2011-12-13 00:00
업데이트 2011-12-13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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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잭슨 동작으로 교통지도, 운전자엔 청량제

‘교통지옥’으로 유명한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도심에서 산타 복장을 한 춤추는 교통경찰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55세의 라미로 히노자스가 주인공이다.

그는 붉은색 상·하의의 산타복에다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리고 마닐라 교차로에서 마이클 잭슨의 춤을 가미한 날렵한 몸동작으로 매일 차량의 질서 있는 흐름을 유도하고 있다.

그는 마닐라 운전자들 사이에서 ‘춤추는 교통경찰’이란 별명이 붙었다.

복잡한 차량 속에서 신호 대기를 하는 시간은 고통 그 자체이지만 이 교통경찰의 출현으로 운전자들이 잠시나마 ‘시원한 청량제’에 빠져들고 있다고 필리핀 언론이 전했다.

그가 춤 동작을 교통신호 지도에 도입한 것은 2년여 전부터이다.

운전자들이 수시로 교통지도를 무시하고 심지어는 운전자들과 잦은 다툼이 벌어지면서 교통경찰관 업무 방식을 부드러운 방향으로 바꾼 것이다. 차가 막히는 교차로는 이제 그의 ‘댄스 공연’ 무대가 됐다.

이달 들어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게 복장도 산타 옷으로 갈아입었다.

운전자들에게는 그의 ‘우스꽝스런 모습’이 일시적인 눈요깃거리지만 이런 모습의 이면에는 부단한 노력이 숨어 있다.

그는 다음날 운전자들에게 선보일 춤 동작을 전날 밤 세 명의 자녀 앞에서 시연하며 연습한다.

업무 외 시간에 거울을 보며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것은 일상사처럼 돼 버렸다.

처음 춤 동작을 연습하기 위해 동네 비디오 가게에서 마이클 잭슨 영화를 뽑아들었을 때만 해도 어색하기만 하던 동작이 이제는 생활 일부처럼 자연스러워졌다.

운전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일부 운전자는 일부러 중간에 가게에 들러 히노자스를 위한 먹을거리를 준비하기도 한다는 것.

한 버스 운전사는 필리핀 데일리 인콰이어러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우리를 위해 춤을 춘다”면서 “대신 운전자들은 성의에 보답하기 위해 그의 교통신호 명령을 절대적으로 따른다”고 말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9월 이후 2명의 교통경찰관이 운전자와의 다툼 과정에서 총에 맞아 다쳤다.

그만큼 교통경찰관이 위험한 직업 중 하나이지만 히노자스가 마이클 잭슨을 흉내 낸 몸동작으로 긴장감을 누그러뜨리고 있다고 언론은 전했다.

히노자스는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춤을 춘다”면서 “운전자들이 신호대기 시간 동안 피곤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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