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노리는 푸틴… “투표소에 카메라 설치를”

반전 노리는 푸틴… “투표소에 카메라 설치를”

입력 2011-12-16 00:00
업데이트 2011-12-16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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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국민과의 대화’서 제안

이달초 실시된 러시아 하원 총선을 둘러싼 각종 부정선거 의혹으로 역풍을 맞고 있는 블라드미르 푸틴 총리가 국민과의 직접 소통에 나서며 여론 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푸틴 총리는 15일 정오부터 전국에 TV 생방송으로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선거부정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도록 내년 3월 대선부터 모든 투표소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고 AP, BBC 등이 보도했다. 그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9만여개의 투표소에 비디오 카메라를 설치해 국민들이 24시간 내내 인터넷으로 볼 수 있도록 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총선 부정 규탄 시위에 대해선 “사람들이 국가의 경제, 사회, 정치 분야에서 일어나는 과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모든 행동은 법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옛 소련권 국가들의 정권교체 혁명인 ‘색깔 혁명’이 러시아에서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선 “사회를 혼란스럽게 하기 위해 사전에 준비된 외부 세력의 계획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며 러시아 시위 사태에도 외국 세력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푸틴은 이번 총선 결과가 러시아의 실제 세력 균형을 반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주도적 지위를 잃은 것도 이상할 게 없다.”면서 경제 위기로 인한 국민 생활 악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이어 “국민의 지지는 인터넷 사이트나 광장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선거 결과를 통해 결정된다.”며 “국민의 지지가 사라졌다고 느끼면 단 하루도 집무실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은 이번 대선에서 자신의 대항마로 꼽히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지난 9월 드리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에 의해 전격 경질된 뒤 최근 신당 창당을 선언한 알렉세이 쿠드린 전 재무장관에 대해 “쿠드린과 그저께도 만났으며 일부 문제에 이견이 있지만 본질적인 것은 아니다.”며 크렘린에 복귀한 뒤 그를 재기용할 의사를 밝혔다. 또 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러시아 3대 재벌 미하일 프로호로프에 대해 “훌륭하고 강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면서도 “나도 대선에 출마하기 때문에 그가 성공하길 바란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푸틴 총리의 ‘국민과의 대화’는 2000년 대통령이 된 이후 10번째다. 그는 인터넷 등으로 미리 접수한 질문과 생방송 중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2011-12-1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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