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이란 경제 압사 시도..핵문제 해결과 무관한 강압”
러시아가 이란산 원유금수 조치를 포함한 유럽연합(EU)의 추가 제재 조치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러시아 외교부는 23일 EU의 대(對) 이란 제재 조치와 관련 공보실 명의의 논평을 내고 “EU가 이란에 대해 일방적 제재 조치를 취한 소식을 유감과 우려를 갖고 접했다”며 “이는 이란 경제의 여러 부문을 압사하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EU의 추가 제재 조치에 따라 “(이란산) 원유 금수와 이란 중앙은행에 대한 금융 제재 외에 이란으로의 석유화학 부문 주요 장비 수출과 관련 기술 전수 등이 금지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외교부는 “EU가 취한 추가 제재 조치가 이란의 핵프로그램과 관련된 비확산 과제 해결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공개적 압박과 강압이며 이란의 비타협적 행동에 대한 징계 시도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제재는 러시아가 여러차례 유럽국가들에 반복적으로 지적해온 것처럼 아주 잘못된 노선”이라며 “이란은 그러한 압력에 어떤 양보도 하지 않을 것이며 정책을 수정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평은 그러면서 시기적으로 이란 핵프로그램의 평화적 성격에 대한 신뢰회복을 위한 조치와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 EU의 제재조치가 ‘5+1(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 독일)’ 국가들에 의해 시도되고 있는,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외교적 노력을 무산시킬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제재 조치가 이달 말로 예정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문가 그룹의 이란 핵시설 시찰 계획과 이란과 5+1 중재 그룹 간 합의 도출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논평은 이어 “EU 국가들은 러시아가 그동안 모든 관계국에 촉구해온 최대한의 자제와 주의를 보이는 대신 전반적 대결 분위기가 강화되는 쪽으로 행동하고 있다”며 “이란에 대한 제재 압력 강화가 일부 국가들에게는 이란 핵 문제 해결과 연관이 없는 그 자체의 목표가 돼가고 있다는 인상”이라고 꼬집었다.
외교부는 그러면서 “러시아는 이란 핵문제 해결은 정치-외교적 조정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고 지금도 그러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EU는 앞서 이날 이란의 핵개발 의혹과 관련, 이란산(産) 원유에 대한 금수 조치 등을 포함한 추가 제재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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