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 절멸에 문화 변화도 한몫

네안데르탈인 절멸에 문화 변화도 한몫

입력 2012-02-09 00:00
수정 2012-02-09 10:1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네안데르탈인이 지구상에서 사라진 원인은 현생인류와의 만남에 따른 문화적 변화를 포함,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최신 연구가 나왔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8일 보도했다.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을 놓고 많은 인류학자들은 현생인류의 조상이 이들을 몰아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학제간 연구 저널 ‘복잡계 발전’(Advances in Complex System) 최신호에 실린 미국 학자들의 연구는 이를 반박하고 있다.

이들은 컴퓨터 모델 연구 결과 플라이스토세(최신세: 약200만~1만년 전) 말기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 집단이 문화와 기후의 힘에 의해 유전적으로 섞이게 됐을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들은 수렵채집민들의 속성과 맞지 않는다. 집에서 멀리 떠나는 것은 위험했기 때문에 이들은 대부분 멀리 가기를 꺼렸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난해 인류생태학 저널에 실린 연구와 현생인류의 게놈에 섞인 네안데르탈인의 흔적에 관한 최신 연구들을 분석한 연구에서 “한 문화를 작동시키는 지식이 어떻게 전달되는가 하는 것은 인류의 진화에 관한 생물학적 정보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최신세의 문화는 생물학적 진화에 의해 결정됐고 문화적 영향은 그 후에야 지배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인식도 있지만 실제로는 5만년 전에도 두 가지 요인이 오늘날만큼이나 중요하게 함께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고고학 자료를 이용해 지난 12만년간 유라시아 서부에서 일어난 행동상의 문화적, 사회-경제적 변화를 추적했다.

컴퓨터 모델에 따르면 마지막 빙하기에 네안데르탈인과 초기 현생인류의 토지 사용 패턴이 변화하면서 두 집단은 상호 작용과 교배를 시작했으며 결국은 교잡에 의해 한 집단이 ‘멸종’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는 보존생물학에서 잘 알려진 현상이다.

네안데르탈인은 유라시아 서부 지역에 한정돼 살았고 대개 작은 집단을 이뤘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멸종’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잡에 의해 생긴 후손들은 아직까지도 사라진 지역집단의 유전자를 갖고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두 집단이 상대를 교배 대상으로 보지 않았을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진은 컴퓨터 모델로 짝짓기를 방해하는 사회적 장벽의 영향을 조사했다. 결과는 ‘사회적 장벽의 효과가 100%에 가깝지 않은 한 장기간에 걸쳐 두 집단의 유전자가 섞이는데는 아무런 차이를 초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두 집단 사이의 교잡에 대한 사회적 기피가 그 정도에 따라 어떤 영향력을 갖는지 추적한 최초의 시도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들은 “멸종했다는 사실 외에는 네안데르탈인이 당시 생존했던 인류의 어떤 조상보다 수렵채집민으로서 덜 적합했다고 볼 아무런 증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최근 고대 네안데르탈인의 DNA 분석 결과 이들의 유전자가 현대인, 특히 유럽인 후손의 게놈중 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다른 집단과 구별되는 인류의 형태로서 사라졌을 뿐 우리의 유전자 속에는 아직도 살아있다. 이 연구는 이런 일이 어떻게 생길 수 있는 한 가지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제는 개인들을 유형이나 종으로 분류하기보다는 개인들의 다양성과 변이를 연구할 때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