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인 포커스] 독일 새 대통령 ‘요아힘 가우크’

[피플 인 포커스] 독일 새 대통령 ‘요아힘 가우크’

입력 2012-02-21 00:00
수정 2012-02-21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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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장벽 붕괴 이끈 민주운동가 메르켈과 동향… 정치노선 정반대

동독의 민주화 운동가 출신인 요아힘 가우크(72)가 독일의 새 대통령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각종 특혜 의혹으로 자진 사퇴한 크리스티안 불프 대통령의 후임으로 가우크를 추대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고 밝혔다. 독일의 대통령은 연방의회 의원과 각 주 의원 등 총 1244명으로 구성된 연방 총회의 표결로 선출되지만, 여야가 합의한 만큼 가우크가 차기 대통령에 내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연방 총회는 다음 달 18일 이전에 열릴 예정이다.

가우크는 동독의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베를린 장벽의 붕괴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 통일 직후인 1990년부터 2000년까지 옛 동독 문서관리청을 맡아 운영하면서 비밀경찰조직 슈타지의 무자비한 범죄행위를 폭로해 인지도를 높였다.

개신교 목사 출신인 가우크는 역시 개신교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동독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메르켈 총리와 출신 지역과 종교가 같다.

하지만 정치 노선은 정반대다. 가우크는 2010년 6월 대선에서 진보진영인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의 후보로 나서 메르켈 총리와 그의 연정 파트너들이 미는 불프와 3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아깝게 패했다. 여당인 기독민주당 소속 정치인이라는 배경 이외에 이렇다 할 업적이 없던 불프를 후보로 지명한 것에 대해 당시 메르켈 총리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유력 주간지 슈피겔은 ‘더 나은 대통령’이란 제목으로 가우크를 표지 인물로 다루기도 했다. 메르켈 총리가 2년 전의 결정이 실수였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는 굴욕에도 불구하고 가우크의 지명에 합의한 것은 ‘유럽 재정위기의 해결’이라는 힘든 숙제 앞에서 국내 정치문제로 야당과 실랑이를 벌일 여유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가우크를 ‘민주화의 스승’이라며 “현재와 미래의 도전을 위한 중요한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지만 기민당의 보수파는 막판까지 다른 인물을 고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에서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로 그 권한이 제한돼 있으나 법안과 국제 조약 등에 대해 최종 서명권을 갖고 있으며, 정국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누가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인물인지 결정하는 등 상황에 따라서는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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