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청 한국 언론 첫 전화 인터뷰 “美유학 뒤 돌아올 것… 中 재입국 허가 안할 이유 없다”

천광청 한국 언론 첫 전화 인터뷰 “美유학 뒤 돌아올 것… 中 재입국 허가 안할 이유 없다”

입력 2012-05-07 00:00
수정 2012-05-07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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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폭행 처벌 약속 중국 변화의 신호 옛날엔 불가능했던 일”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쉰 다음에는 중국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중국이 나의 재입국을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중국은 내 고국이다.”

지난 1주일간 미국과 중국 간의 최대 인권 외교 분쟁의 중심에 서 있었던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은 6일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유학길에 오르는 심경을 밝혔다. ‘미국 유학=미국 망명’이라는 일부의 예상에 대해 반드시 중국으로 돌아올 것임을 강조했다.

천 변호사는 이번 사건이 자신을 산둥성 집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준 중국 내 동료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이들은 모든 방면에서 나보다 강하다. 그들이 뛴다면 더 잘 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조카”라면서 “언론들이 그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에 가서도 중국 지방 정부의 잘못은 계속해서 비판할 것이라며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다음은 천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건강한가.

-아주 좋다. 다리 골절이 세 군데 있어 석고붕대를 하고 있다. 좀 오래 걸린다. 혈변이 문제다. 빠르면 8~10일 이후에 퇴원도 가능할 것 같다.

→유학가려면 여권이 필요한데 수속은.

-중국법에 따르면 여권 수속은 호적이 있는 출생지에서 발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 거동이 불편해 갈 수 없다. 나를 면회오는 중앙 관원들에게 대신 처리해 달라고 부탁했다. 가타부타 확답은 받지 못했으나 해주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장애인을 도와줘야 하지 않는가.(웃음)

→무서워서 가기 싫은 게 아닌가.

-솔직히 가고 싶지 않기도 하다.

→목소리가 밝은데 무섭지 않은가.

-항상 두려움에 떨며 살아왔다. 습관이 되어서 괜찮다. (웃음)

→중앙에서 누가 나와서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나.

-국가신방국(?家信訪局) 인민내방초대부(人民?防招待部)의 부사장(副司長) 궈(郭)다. 중앙의 권한을 위임받아 왔다고 했다. 요구했던 내로 나와 우리 가족을 가두고 구타한 지방 관리들을 찾아 엄중하게 조사한다고 했다. 그런데 그 관리들이 모두 숨어 있다고 한다. 숨어 있다고 하지만 결국 모두 촌에 숨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빨리 찾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주변에 공안들이 지키고 있는데 통화는 가능한가.

-통화할 수 있다. 전화기가 한 대 있다. 베이징의 친구가 준 전화다.

→미국에 가서 공부하고 쉰 다음에 중국으로 돌아온다고 했는데, 중국이 재입국을 허가해 줄 것으로 보나.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중국은 내 고국이다.

→이른바 ‘천광청 사건’이 중국에 남아서 민주화운동을 하는 사람들, 당신을 도운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나.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그들은 모든 방면에서 나보다 강하다. 그들이 뛴다면 나보다 더 잘 뛸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 가서도 당신이 당한 일과 그 같은 일을 한 지방 정부를 비판할 것인가.

-그건 미국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지금 중국에서도 당신에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는가.

→당신에게 못된 짓을 한 관리들이 처벌 받을 것으로 보는가.

-그렇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지금은 중국이 발전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 나에게 문제를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옛날에 그런 약속은 불가능했지만 지금은 약속을 했다. 아직 행동이 뒤따르지 않았다고 작게 볼 일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의 신호다. 중국이 변하고 있다는 신호다.

→중국인들 가운데 당신의 이야기를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너무 황당한 경우에는 오히려 믿기질 않는 법이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어떻게 혼자 탈출이 가능한가. 시각장애인인데.

-할 수 있다.

→지금 가장 걱정되는 것은.

-나의 조카 천커구이(陳剋貴)다. 그는 정당방위한 것이다. 언론들이 그에 대해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2012-05-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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