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전 공훈 기리려 법까지 고친 美

42년전 공훈 기리려 법까지 고친 美

입력 2012-05-18 00:00
수정 2012-05-18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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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정글서 세이보 상병 전사… 공적서류 분실… 3년내 추천 못해… 법 개정… 백발의 아내에 ‘명예훈장’

1968년 6월 로즈 메리 세이보 브라운은 그녀의 이름처럼 인생이 장밋빛으로 보였다. 고교 시절부터 사랑했던 동창생 레슬리 세이보가 마침내 그녀에게 청혼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행복은 한달 만에 날아온 베트남전 징집 통지서로 일그러졌다. 브라운은 징집에 응하지 말라고 애원했지만 공산주의의 박해를 피해 헝가리에서 이민 온 가정 출신인 세이보는 “공산주의와 싸울 의무가 있다.”며 약혼녀의 요청을 뿌리치고 징집에 응했다. 군의 특별 배려로 휴가를 나와 두 사람은 결혼식을 올렸지만 세이보는 곧바로 베트남으로 떠나야 했다. 달콤한 신혼 생활은 불과 1개월뿐, 이렇게 헤어진 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못했다.

●달콤한 신혼 1개월… 다시는 못 만나

1970년 5월 10일 베트남 정글에서 정찰 중 적의 매복 공격을 받자 당시 22세의 세이보 상병은 적의 수류탄으로부터 동료를 몸으로 감싸 보호했는가 하면 총상을 무릅쓰고 적의 벙커에까지 기어가 수류탄을 투척해 제압하는 등 영웅적인 활약을 했다. 하지만 자신이 벙커 안에 던진 수류탄의 파편에 그도 결국 숨졌다.

세이보의 동료들은 그를 미군 최고 무공훈장인 ‘명예훈장’ 수여자로 추천키로 했지만 훈장 수여를 위해 작성한 공적 서류가 전쟁통에 분실되면서 흐지부지 세월이 흘러 버렸다. 그러다 1999년 세이보의 전우였던 참전용사 토니 맵이 국립문서보관소에서 세이보의 공적 서류를 발견해 훈장 수여 운동에 나선다. 하지만 당시 미국 법에 따르면 ‘명예훈장’은 무공 후 3년 이내에 추천이 이뤄져야 했다. 전우들은 의원들을 설득했고 결국 의회는 2008년 법을 고쳤다.

●남편 대신 훈장 안고 말없이 흐느껴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레이 오디어노 육군 참모총장, 베트남전 참전용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세이보의 훈장 수여식이 거행됐고 이 장면은 미 전역에 TV로 생중계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백발의 로즈 메리 세이보 브라운에게 훈장을 수여한 뒤 따뜻하게 포옹했고 남편 대신 훈장을 안은 그녀는 말없이 흐느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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