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시트’ 진정…‘유로존 잔류’ 연정 가시권

‘그렉시트’ 진정…‘유로존 잔류’ 연정 가시권

입력 2012-06-18 00:00
수정 2012-06-1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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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과반 연정 출범 전망…구제금융 조건 완화될 듯

유로화 체계를 뒤흔들 ‘그렉시트(Grexit·Greece Exit)’ 우려가 수그러들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치러진 그리스 2차 선거가 유로존 잔류를 강조한 정당들의 연립정부 출범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의회 과반을 확보한 연정 출범이 가시권에 들어옴에 따라 2개월에 걸친 극도의 정국 혼란과 이에 따른 구제금융 지원 중단, 유로존 탈퇴 등을 둘러싼 짙은 안개도 서서히 걷힐 것으로 보인다.

◇ 신민당, 연정 구성 협상 착수 = 개표가 99.33% 진행된 18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2시 현재 신민당이 29.65%의 득표율로 2위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26.89%)을 3%포인트 가까이 따돌리며 1위 자리를 굳혔다.

신민당과 과도 연정을 꾸렸던 사회당은 12.28%로 3위가 유력하다. 이어 그리스독립당 7.5%, 극우성향의 황금새벽당 6.9%, 민주좌파 6.2%, 공산당 4.5% 순으로 득표했다.

제1당에 몰아주는 비례대표 50석을 합산하면 신민당이 129석, 시리자가 71석, 사회당이 33석, 그리스독립당이 20석 등을 차지할 보인다.

신민당이 ‘거국정부’ 구성을 제안한 옛 연정 파트너인 사회당과 연정을 꾸리면 예상 의석이 161석으로 정원 300석인 의회의 과반을 확보한다.

여기에 사회당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민주좌파(17석 예상)까지 가세하면 ‘신민-사회-민주좌파’ 3당 연정은 188석으로 안정적 기반을 마련한다.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당수는 이날 밤 지지자들에게 “그리스 국민은 오늘 그리스가 유럽의 길과 유로존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고 규정했다.

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도 TV에 나와 “사마라스와 전화로 통화해보니 주변 인사와 정당으로 정부를 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치프라스는 “우리는 강력한 야당이 돼 정부가 주요 사안에서 마음대로 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며 ‘거국정부’ 참여 거부를 분명히했다.

이날 선거에 이어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한 연정 구성 논의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사회당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당수는 “단 하루도 허비해선 안된다. 정당 간 게임의 여지가 없다”며 “진정 유로존에 남아 위기에서 벗어나려 한다면 내일 새 정부가 출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구제금융 추가 협상 = 그리스 정부가 유로존·국제통화기금(IMF)과 맺은 2차 구제금융협정(MOU)은 어떤 형태로든 다시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이 협정에는 유로존과 IMF가 1천100억유로의 추가 구제금융을 지원하고, 그리스는 재정긴축과 경제 개혁을 이행한다는 약속이 포함돼 있다. 재정적자 감축 목표들과 경제개혁 이행 시간표 등 세부내용이 담겼다.

신민당도 유세 기간 ‘구제금융 추가협상’을 약속했다. 시리자가 내세운 ‘재협상’은 아니지만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점에선 같다.

다만 사마라스 당수는 최우선순위는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는 것이라고 못박았다.

‘구제금융 지원이 굳건히 유지되는 범위 내’에서의 추가 협상이라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다.

유로존이 구제금융 지원을 보류하자 그리스 국고가 이달 말 텅빌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등 큰 출혈을 겪었던 탓이다.

새 정부가 얻을 수 있는 최대치로는 재정적자 감축 목표 완화, 구제금융 금리 인하 등이 거론된다. 또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조치들이 추가될 가능성도 크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는 대로 트로이카(유럽연합·유럽중앙은행·IMF) 팀이 아테네를 방문, “향후 진로와 재정긴축 및 개혁 이행을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정상은 오는 22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회동해 그리스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기서 그리스 구제금융 조건 완화에 관련한 얘기들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피에르 모스코비치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날 밤 프랑스 2TV에 출연 “원칙도 필요하지만, 희망도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유럽은 그리스가 성장으로 복귀하는 것을 도울 필요가 있다”고 덧붙여 구제금융 조건 완화를 시사했다.

디디에르 레인데르스 벨기에 외무장관은 “재정적자 감축 목표 시한들에 대한 논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재정적자를 3% 이하로 낮추는 시점을 더 늦춰주는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다만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이번 선거 결과는 나라를 성장 궤도로 돌려놓는 경제 개혁에 대한 그리스 국민의 지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하면서도 “그 길은 짧지도 쉽지도 않지만, 필요하고 더 나은 삶을 가져다주는 것”이라며 개혁 이행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스페인에 ‘조건없는’ 구제금융 지원과 ‘긴축’보다 ‘성장’을 강조하는 올랑드 프랑수아 신임 프랑스 대통령의 태도 등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원칙론을 흔드는 양상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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