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선고 면할 듯...장기징역형 유력
중국 인민법원이 20일 영국인 사업가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谷開來)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구카이라이는 이미 재판 과정에서 영국인 사업가 닐 헤이우드를 독살했다고 자백한 만큼 유죄판결이 확실시된다.
중국에서 살인 피의자는 징역 10년형에서부터 사형까지 가능하다.
구카이라이는 사형보다는 장기 징역형에 처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사형선고가 내려질 경우 구카이라이에 대한 동정여론이 일거나, 남편인 보시라이의 비리 때문에 희생양이 됐다는 시각이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을 공산당 지도부가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치 전문가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청리는 “구카이라이를 처형한다면 당연히 보시라이에게도 사형선고를 내려야 한다. 그러나 보시라이를 처형하는 것은 아주 위험하다”고 말했다.
공산당이 장악한 사법부가 당 고위간부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은 미래의 권력투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수십년간 당 고위간부나 직계가족이 사형선고를 받은 적은 없었다.
공산당 권력교체를 앞두고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이 유력시되던 보시라이는 지난 3월 기율위반 혐의로 실각했지만, 기소되지는 않았다.
유럽 외교ㆍ안보분야 싱크탱크 유럽외교관계이사회(ECFR)의 중국정치 전문가인 프랑수아 고드망은 “중국의 관영언론들이 구카이라이가 아들 보과과의 신변을 지키기 위해 헤이우드를 독살했다고 보도하고 있다”며 구카이라이에게 유리한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일각에선 구카이라이에게 사형을 선고한 뒤 집행을 유예하고, 징역형으로 감형하는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구카이라이의 독살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측근 장샤오쥔(張曉軍)도 가벼운 형량이 내려질 전망이다.
중국 검찰에 따르면 구카이라이는 장샤오쥔과 공모해 경제적 문제로 갈등을 빚은 헤이우드를 독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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