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용 기저귀 센서 등장
아시아 지역에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 돌봄 서비스 분야에 새로운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1일 보도했다.급속한 고령화가 국가와 사회에는 큰 부담이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시장을 의미한다.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는 앞으로 수십년간 인구구성이 급변하게 될 것이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에 따르면 아태지역 고령층 인구는 2050년까지 세 배로 불어나 12억명에 달하고 인구 4명 중 1명은 60세가 넘을 것이다. 이미 전 세계 60세 이상 인구의 절반이 아태지역에 거주한다.
고령화가 진행되며 헬스케어 사업 수요가 치솟는 가운데 기업들은 노년층을 위한 새로운 물품과 서비스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양로원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이다. 일본에서는 전혀 다른 사업을 하던 기업마저 이 흐름에 뛰어들었다.
2005년에 일본 이자카야(선술집) 프랜차이즈 업체 와타미는 양로원 사업을 시작했는데 지금은 양로원 부문이 이자카야보다도 수익성이 좋다.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고령화가 많이 진행된 국가이기 때문에 양로원 사업 수요가 급속히 늘고 있다. 2009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거의 30%에 달한다.
한국이나 중국,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도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중국은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00년 10.3%에서 13.3%로 급등했다.
신화통신은 올해 1월 중국 양로원에 인력이나 시설이 충분치 않다고 보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3월 베이징에서 열린 포럼에서 중국은 노년인구 급증에 대비한 조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 돌봄서비스는 각 국마다 정부지원 수준 등은 다르지만 세계적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시아에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가장 큰 병원인 IHH헬스케어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IHH헬스케어는 기업공개(IPO)로 20억 달러를 유치했는데 이는 올해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사례였다.
애널리스트들은 아시아 지역 고령화 추세를 볼 때 장기투자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일부 기업들은 양로원과 병원 같은 기관에서 쓰는 상품과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중국 광저우의 공학자인 케빈 웡은 센서가 장착돼 소변 등으로 젖으면 양로원 직원에게 컴퓨터나 휴대전화로 알려주는 일회용 기저귀를 개발했다. 이 기저귀를 사용하면 직원들이 기저귀를 갈아야할 때인지를 계속 확인하러 다닐 필요가 없다.
기저귀에 붙은 작은 클립 형태의 센서는 기저귀 안쪽의 특별한 잉크 자국을 통해 습기를 감지하고 컴퓨터 등으로 정보를 보낸다. 기저귀가 젖은 상태는 3단계로 구분된다.
기저귀 가격은 미화 1.20달러 이하이며 센서는 일회용이 아니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이 기저귀를 사용하려는 양로원은 정보 전송장치를 사거나 빌려야 하는데 침상이 100개라면 5천∼1만달러가 들 것이다.
웡은 기저귀를 확인하는 수고가 줄어들면서 양로원 서비스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50세인 웡은 이미 30년 전에 대학 수업시간에 토론을 하다 센서가 붙은 아기용 기저귀를 생각해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는 잊은채 그동안 소비자용 전자제품 개발 업무를 해왔다.
그러다 5년전 미국에 사는 대학 동기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서 아이디어를 일깨워줬다. 그는 1년 가까이 시장조사를 한 뒤 일을 그만두고 2008년에 홍콩 정부의 지원을 일부 받아 회사를 차쳤다.
가장 어려운 점은 기저귀가 젖은 정도를 정확하게 확인하면서도 너무 비싸지 않은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노인용 기저귀와 관련한 잠재적 시장규모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홍콩 통계청은 65세 이상 인구가 2006년 12%에서 2036년 26%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현재 홍콩의 양로원 다섯곳이 기저귀를 쓰고 있으며 대만에서도 주문이 들어왔다. 그는 도쿄에도 곧 사무실을 낸 뒤 궁극적으로 미국과 유럽, 중국 본토로 진출할 계획이다.
그는 올해 매출이 1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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