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청년 코카콜라 마신뒤 고체온증” 법정증언
한여름 지붕 위에서 단열재 설치 작업을 하다가 일사병으로 숨진 호주 청년의 사망 원인이 청량음료 때문일 수도 있다고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2일 보도했다.신문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 세인트 빈센트 병원 응급의학과장인 고디언 펄데 교수는 2009년 11월 단열재 설치 작업 도중 일사병으로 숨진 마커스 윌슨(당시 19세)의 사망 원인이 청량음료 때문일 수도 있다고 21일 법정에서 진술했다.
글레베 지방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한 펄데 교수는 당시 섭씨 40도를 넘는 뙤약볕 아래서 작업하던 윌슨이 물 대신 콜라를 마신 결과 그의 몸에 필요한 수분을 공급해주지 못해 고체온증으로 인한 사망에 이르게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증언했다.
윌슨은 평상시에도 물 마시기를 싫어해 갈증날 때마다 대신 청량음료를 마시는 습관이 있었다고 펄데 교수는 말했다.
사고가 난 날에도 윌슨은 작업 도중 갈증이 나자 물 대신 집주인이 건넨 코카콜라를 마셨으며 얼마 안 있어 일사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곧 숨졌다.
펄데 교수는 “카페인이 함유된 청량음료는 몸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주지 못하며 오히려 신장을 자극함으로써 이뇨작용을 활성화시켜 결과적으로 체내의 수분을 빼앗아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윌슨은 호주 정부가 실시한 단열재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지붕에 단열재를 설치하다가 일사병으로 숨진 세 번째 희생자다. 그의 유족은 고용주가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며 회사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사고 당일 윌슨은 원래 작업을 하기로 했던 친구가 아파 대신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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