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출 삭감 등 ‘남은 반쪽’ 타결이 관건

정부지출 삭감 등 ‘남은 반쪽’ 타결이 관건

입력 2013-01-03 00:00
수정 2013-01-03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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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재정절벽 합의안 하원 통과

미국 정치권이 1일(현지시간) ‘재정절벽’ 위기를 해소했다.

이날 밤 하원은 상원에서 새벽에 압도적으로 통과된 재정절벽 해소 합의안을 논란 끝에 찬성 257표 대 반대 167표로 통과시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법안이 백악관으로 넘어오는 대로 서명해 협상 시한이었던 지난해 12월 31일 밤 12시부로 소급 적용할 방침이다. 협상시한을 넘겼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재정절벽에서 추락한 셈이지만, 법안을 소급 적용함으로써 실질적으로는 세금 인상과 재정지출 자동 삭감 등의 피해를 모면할 수 있게 됐다.

재정절벽 위기를 가까스로 피하긴 했지만,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근본적으로 타결된 것은 아니다. 정치권은 이번에 양대 쟁점 중 부유층 세금 인상 부분만 합의했을 뿐 정부지출 자동 삭감 부분 합의는 2개월 뒤로 미뤘기 때문이다.

따라서 2개월 뒤까지 정치권이 정부지출 규모에 대한 합의를 타결하지 못하면 큰 폭의 정부지출 삭감이 자동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기 위축이 우려된다.

이번에 정치권이 ‘반쪽 합의’라도 타결한 것은 세금 인상이 유권자들의 이해관계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정부지출 삭감 문제는 그런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여야가 한층 극한 대립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국가 부채 상한 인상 문제까지 걸려있다. 미 연방정부의 빚은 이미 지난해 12월 31일 법정 상한인 16조 4000억 달러에 도달해 재무부가 ‘특별 조치’를 통해 2000억 달러를 증액한 상태다. 2개월 정도 버틸 여유가 있지만, 그 사이에 의회와의 협상을 통해 이를 공식적으로 상향조정해야 한다.

부채 상한 인상 협상을 둘러싼 정쟁으로 디폴트(국가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사상 최초로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했던 지난해 8월의 ‘악몽’이 재연될 우려가 상존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현실을 의식한 듯 오바마 대통령은 하원 법안 통과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은 광범위한 재정적자 감축 노력의 첫 단계일 뿐”이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지금 정부지출을 줄이면 경기가 위축되고 지출을 줄이지 않으면 부채가 갈수록 늘어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격이다.

여기에 정치권 마저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미봉책으로 위기를 연장하는 행태를 반복함에 따라 미국 경제는 불확실성과 무기력 상태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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