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차원 여행도 아니다”…케네스 배 석방 노력 등 시사”美요청-韓대선 때문에 연기” 美국무부와 사전접촉설 뒷받침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과 함께 이르면 이달 중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의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는 이번 방북이 “개인적이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미국 국무부가 두 인사의 북한 방문이 시점상 부적절하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힌 가운데 나온 반응이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4일(현지시간) CBS 및 CNN 방송 등에 출연해 “이번 여행의 목적은 개인적이고 인도주의적이다. 우리는 미국 정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유엔 주재 미국 대사로, 다양한 현안을 협상하기 위해 방북한 적이 있는 그는 이번에는 개인 시민 자격으로 북한에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부적인 방북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자신이 슈미트 회장에게 함께 방북하자고 권유했다고 밝히면서 “이건 구글 사업 차원의 여행도 아니다. 그(슈미트 회장)는 내 친구로 외교 정책에 관심이 있다”며 “폭넓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라는 미국 시민권자가 북한에 억류돼 있다. 그의 아들로부터 그가 석방되기를 바란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의 억류 문제를 이슈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자신과 슈미트 회장 등이 북한의 핵개발 및 인권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면담할지는 매우 불확실하지만 여러 북한 관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자신들이 정부를 대표해 가는 것은 아니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이 등장한 이후 북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광범위하게 둘러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국무부가 약간 과민해하는 것도 이해한다. 국무부 요청에 따라 한국 대통령 선거를 고려해 방북 시점을 애초 12월에서 늦춘 것”이라며 “나중에 방북 결과를 평가해보면 긍정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처드슨 전 주지사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강행과 관련해서는 “그 의도에서 복합적인 메시지가 읽힌다. 김정은이 대내적으로 권력을 공고하게 하려는 것 같다. 그렇지만 협상이나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시각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빅토리아 뉼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도 “그들은 미국 정부 당국자와 동행하지 않는다. 우리(미국 정부)로부터 어떤 메시지도 가져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뉼런드 대변인은 “솔직히 우리는 (방북) 시점이 특별히 도움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최근 북한의 행동을 고려했을 때 그렇다”며 “그들도 우리 생각을 잘 알고 있다. 그들은 비공식적으로 여행하는 것이고 민간인들이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해 12월 북한이 국제사회의 반대와 경고에도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한 데 이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등이 논의되는 상황에서 이들의 방북 계획이 불거진 데 대해 사실상 불쾌감을 표시한 셈이다.
그러나 양측의 발언은 리처드슨 및 슈미트 일행과 국무부가 방북 시점을 놓고 사전에 조율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뉼런드 대변인은 방북 시기를 미리 조율했는지, 미국 정부가 이들의 방북을 강하게 만류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답변하지 않은 채 “구체적으로 무슨 논의를 했는지 밝히기는 어렵지만 그들은 우리의 입장을 분명하게 알고 있다”는 언급만 수차례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평양에서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스웨덴 정부를 통해 배씨 석방 등을 시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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