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잊힌 北 김정은의 형제들’ 조명

WP ‘잊힌 北 김정은의 형제들’ 조명

입력 2013-01-08 00:00
수정 2013-01-08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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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체제가 공고화하면서 그와 형제지간이면서 과거 한때 고(故)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라는 설이 있었던 김정남과 김정철이 북한 매체에 의해 의도적으로 무시당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8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30회 생일을 앞두고 축하 준비에 여념이 없지만 북한에 사는 것으로 추정되는 김정철(31)이나 중국과 싱가포르를 오가며 지내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41)은 전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부재(不在)는 김정은 제1위원장을 북한을 이끌 유일한 지도자로 개인숭배화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북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북한 선전물에서 김정은 제1위원장의 후계 구도는 진즉에 결정돼 있었고 아무 경쟁도 없었던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60년간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세 명의 지도자가 있었으며, 김정은 제1위원장은 권력 세습 과정에서 실제로 막후 경쟁을 거쳤다고 WP는 소개했다.

미국해군연구소(CNA)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는 “젊은 지도자(김정은)가 권력을 공고하게 하는 과정에서 다른 엘리트 집단이 모여들 수 있는 잠재적인 라이벌인 그의 형제들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명백한 계획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WP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이들 형제와 달리 가장 어린 여동생은 곁에 두고 있으며 이는 선친이 사용했던 전략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복형제(김평일)는 국외로 추방했으나 여동생인 김경희와 남편(장성택)에게는 평양 이너서클의 확고한 지위를 부여했다.

김정남과 김정철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권좌에 오르고 나서 일반인의 시야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북한 어딘가에 사는 것으로 여겨지는 김정철은 2011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에릭 클랩턴 공연 때 모습을 드러낸 게 마지막이다.

김정일의 장남으로 2001년 위조 도미니카 공화국 여권으로 일본에 밀입국하려다 들통나 김정일 후계자에서 멀어진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도 마카오에서 몇 차례 일본 및 한국 언론 매체와 인터뷰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1월 북한 권력 세습을 비난한 이후로는 언론 앞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와 몇 년간 이메일을 교환했던 도쿄신문 고미 요지(五味洋治) 기자도 그와의 접촉이 끊긴 상태다.

김정은과 형제들의 실제 관계에 대해서는 알려진 게 거의 없다.

김정일의 일곱 자녀는 북한 여기저기에 흩어져 자랐고 김정은과 김정남은 만난 적조차 없다고 일본인 요리사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가명)는 최근 밝힌 바 있다.

김정은 제1위원장과 만난 후지모토는 “현재 김정남은 북한 내에서 권력이나 영향력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어머니(고영희)가 같은 김정은과 김정철은 스위스 베른에서 같은 국제학교에 다녔고 평양의 같은 군사대학을 나와 사이가 더 가까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김정철이 노동당에서 서열에 없는 지위를 갖고 있으며 조만간 공적인 자리에 출현할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한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 연구위원은 WP와의 인터뷰에서 “그러나 바로 현 시점에서는 김정철이 침묵을 지키고 일반인 눈에 띄지 않음으로써 동생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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