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킹 목사 썼던 성경에 선서… 오바마 ‘통합의 2기’ 열다

링컨·킹 목사 썼던 성경에 선서… 오바마 ‘통합의 2기’ 열다

입력 2013-01-22 00:00
수정 2013-01-2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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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사당서 재선 취임식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 있고 싶어 나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4년간 못 이룬 일을 앞으로의 4년 동안 모두 해냈으면 좋겠습니다.”

21일 아침 7시 30분쯤(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을 구경하러 나온 존 캐슬러(45)는 설렘이 담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입장권이 없어 취임식장인 워싱턴의 연방의회 의사당에 접근하지 못한 그는 멀찌감치 의사당 건물이 보이는 ‘내셔널 몰’에 서서 찬바람에 떨고 있었다. 취임식을 3시간가량 앞둔 시간이었지만 벌써 워싱턴 시내는 취임식에 참석하거나 구경하기 위한 행렬이 꼬리를 물고 있었다.

내셔널 몰 등 시내 곳곳에서는 흥겨운 음악이 연주되고 있었고 리듬에 맞춰 시민들이 가볍게 몸을 흔들며 춤을 추는 등 축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공식 일정은 오전 8시 45분 워싱턴의 유서 깊은 ‘성 요한 교회’에서 부인 미셸 등 가족, 조 바이든 부통령 내외와 예배를 본 것으로 시작됐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과 바이든 부통령 부부는 특수 제작된 방탄 차량을 타고 오전 11시 20분 취임식장인 의사당 정면 외부 계단에 마련된 특별 무대로 이동했다.

‘우리 국민, 우리 미래’라는 주제의 취임식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주재하고 미셸이 옆에서 지켜보는 가운데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과 킹 목사가 쓰던 성경 2권에 왼손을 올려놓고 “나는 미국 대통령의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미국 헌법을 보존하고 보호하며 지킬 것을 엄숙히 맹세합니다”라고 선서했다. 예포 21발과 군악대의 대통령 찬가 연주, 멀리 윌리엄스 전 미국흑인지위향상협회(NAACP) 의장의 축복 기도가 이어진 뒤 오바마 대통령은 향후 4년의 국정 운영 방향과 비전을 밝히는 취임 연설을 했다. 이어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 축하 오찬에 참석한 뒤 의사당에서 백악관까지 펜실베이니아 에비뉴를 따라 카퍼레이드를 펼쳤다. 이날 취임식 구경 인파는 80만명에 달했다. 4년 전의 180만명에 비하면 절반 정도에 불과하지만 재선 취임식치고는 적지 않은 숫자라고 시민들은 입을 모았다.

워싱턴은 취임식 전날인 20일부터 시민과 관광객이 몰리면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이날 하루만큼은 시민들의 표정에 경기 침체의 그늘이 사라진 듯 밝았다. 관광객이 많은 틈을 타 ‘낙태 반대’나 ‘무인기 폭격 반대’ 등을 외치는 시위대의 모습도 보였지만 그마저도 관광객들에겐 ‘구경거리’였다.

‘대통령님 감사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린 빌딩도 눈에 띄었다. 캐나다 대사관은 ‘캐나다는 오바마 대통령께 인사를 보냅니다’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오바마 대통령의 얼굴이 찍힌 티셔츠 등 각종 기념품을 들고 “오바마 기념품 사세요”를 외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밤에는 각종 취임 축하 유료 공연과 무도회가 펼쳐졌다. 한 힙합 공연은 입장권이 최하 500달러에 달했다. 히스패닉계의 축하 공연에는 에바 롱고리아와 안토니오 반데라스, 호세 펠리치아노 등의 유명 스타들이 총출동했다.

남편과 함께 의사당 근처에 나온 린다 허슬(62)은 “올해는 4년 전보다 인파가 줄었지만 인종적으로 다양한 것은 4년 전과 같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2기 임기에는 경제 회복과 이민법 개혁, 총기 규제 등에 더 힘써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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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1-22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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