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 비핵화 갈등 수면위로…6자회담 난항 예고

북·중 비핵화 갈등 수면위로…6자회담 난항 예고

입력 2013-01-24 00:00
업데이트 2013-01-24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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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포기 선언에 시진핑 “비핵화 필수 요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결의에 반발, 비핵화 포기를 선언하고 핵실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줄곧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해 온 중국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북한 6자회담 수석대표인 리용호 외무성 부상.
연합뉴스


북한 외무성은 23일 성명을 통해 “미국의 가증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으로 6자회담, 9·19공동성명은 사멸되고 조선반도 비핵화는 종말을 고했다”며 “앞으로 조선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있어도 비핵화를 논의하는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이런 강경방침이 보도된지 몇 시간 뒤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특사단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 핵과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반대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시 총서기는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특사단을 만나 “비핵화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가 한반도 평화 안정에 필수 요건이라는 것이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고 김무성 특사단장이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성명과 정례 브리핑을 통해 “관련국들이 한반도의 평화·안정을 지켜나가기 위해 냉정과 절제를 유지하는 가운데 정세를 악화시키는 ‘어떤 행동’도 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6자 회담 재개를 촉구했다.

시진핑의 발언과 외교부의 이런 발표는 비핵화 포기와 6자 회담 사멸을 표명한 북한의 입장과는 정면 대치되는 것이다.

이는 중국의 반대에도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의지를 고수하는 북한에 대해 공개적으로 고강도 자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장거리 미사일과 핵실험을 둘러싼 북. 중 갈등은 그간 지속적으로 온도가 높아졌다.

중국은 지난달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공개하자 유엔 안보리의 결의를 위반하는 행위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중국은 과거 북한 미사일 발사에도 반대의사를 밝혔지만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하며 북한을 압박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강행했고 중국은 북한의 이런 행위에 유감을 표시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유엔 안보리의 제재논의 과정에서 중국이 미국이 주장한 결의안 채택에 동의하면서 북·중 간 골은 더 깊어졌다.

북한이 이번에 6자회담 사멸을 선언한 것 역시 6자회담 의장국으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6자 회담이 조기 재개돼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적으로 내세워 온 중국의 체면을 손상하는 것이다.

내열됐던 북ㆍ중간 갈등은 북한이 비핵화 포기와 6자회담 사멸을 선언하고 중국의 시진핑이 북핵 반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표면화된 모양새다.

중국이 ‘특수관계’라고 일컫는 북한과 공개적인 마찰을 불사한 것은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핵 실험을 계속하는 북한의 행동이 중국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진핑 체제의 정착을 위해 한반도 주변정세의 안정이 필수적인 중국으로서는 한반도 상황의 경색을 초래하는 북한의 강경 노선이 달가울리 없다.

중국은 지난해 부터 “북한도 바뀌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던지고 있다. 북한의 핵 개발을 강도있게 비난한 ‘환구시보’ 사설이 대표적이다. 또 중국 외교부는 미사일 발사 논란이 거세질 때 마다 “한반도의 평와와 안정을 위해 모든 당사자들이 노력해야 한다”며 북한의 자제를 촉구했다.

중국의 이런 방침은 시진핑 체제 아래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북한이 차지하는 전략적 가치를 인정해 원조 등을 지속하면서도 한반도와 주변지역 안정이라는 목적을 위해 북한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데서 벗어나겠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이번 북한의 비핵화 포기와 6자회담 사멸 선언으로 북. 중 갈등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 개발을 둘러싼 갈등은 물론 6자회담재개를 놓고서도 마찰이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은 6자회담이야말로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효한 수단이라며 이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6자회담 사멸을 선언한 북한이 중국에 요구에 응할지는 미지수이다. 이는 곧 북중간 갈등이 소지가 더욱 커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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